부커상 최종후보 정보라 작가‘죽은 팔’로 활동…2008년 첫장편‘호’ 문학상 폐지되며 올해 출간“쓸 때마다 막막…발전일 것”
“쓸 때마다 막막…발전일 것”나의 첫 책 │ 소설가 정보라 러시아문학 전공자로 번역을 먼저 해온 작가 정보라는 “쓸 때마다 처음 소설 쓰는 것 같은 막막함을 마주한다.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어쨌든 발전하고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 본인 제공 나의 ‘첫 책’은 최소한 세 개다. 처음으로 책에 실린 소설은 단편 ‘죽은 팔’이다. 2000년쯤에 쓴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아랫집이 공사를 해서 두드리는 소리가 하루종일 들리는 게 너무 시끄럽고 괴로웠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지인이 취직을 하고 독립을 하게 되어 같이 집을 보러 다녔는데 그 경험도 집어넣었다. 다 쓰고 보니까 혼자 묵혀두기는 좀 아쉬워서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투고했는데 당시 편집장이었던 박애진 작가님이 연락을 해서 나는 덜컥 필진이 되었다. 필진으로서 게재한 첫 작품이 ‘죽은 팔’이었고, 웹진 거울에서 이 작품을 본 ‘판타스틱’ 편집자님이 연락해서 종이잡지에도 게재하게 되었다.
‘호’도 초자연적인 존재와 연애하는 이야기인데, 아무래도 이 시기에 나는 무척 연애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내가 번역한 책은 창작보다 훨씬 먼저 나왔다. 폴란드 작가 브루노 슐츠 작품집 ‘계피색 가게들’과 ‘모래시계 요양원’이 2003년 출간되었다. 이 두 작품집은 하나로 묶여 ‘브루노 슐츠 작품집’이라는 단순한 제목으로 2013년 을유문화사에서 재출간되었다. 슐츠의 만연체가 무척 어려웠지만, 폴란드에서 어학연수하던 때에 원어의 묘미를 생생하게 느끼면서 번역했다. 그리고 슐츠의 꿈결 같은 문체와 풍성한 묘사, 엉뚱한 전개와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에 나는 많은 영향을 받았다. 나에게는 슐츠 작품집이 내 창작 첫 책보다 먼저 세상에 나왔고 나중에 나에게 창작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준 진짜 첫 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첫 창작은 지금 보면 아무래도 미숙한 부분들이 있겠지만 신선한 발상만큼은 지금보다 그때가 더 나았다는 생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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