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스웨덴 공영방송의 다큐멘터리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것에 대해 “놀라운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1일 스웨덴 공영방송 에스티브이(STV)에서 방송된 ‘노벨의 초상(Nobel: Porträtten)’
지난 1일 스웨덴 공영방송 에스티브이에서 방송된 ‘노벨의 초상’ 다큐멘터리에서 한강 작가는 광주 5·18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출간한 이후 내가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9000명 가량이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이는 매우 많은 수였다“며 “당시엔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건 ‘영광’이라는 농담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소년이 온다’는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4년 옛 문화부 우수도서인 세종도서 선정·보급 심사에서 배제된 바 있다.
그러나, 한강은 “나는 놀라기도 했지만, 소년이 온다는 나의 여섯 번째 소설이었고, 독자들을 만나는 데 어떤 방식으로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만약 갓 작가가 된 이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면 분명 힘든 일이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스웨덴에서는 매해 10월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를 공개한 뒤 각 수상자의 업적과 개인적인 삶을 전하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한다. 올해도 에스티브이는 한강을 비롯해 물리·화학·생리의학·경제학상과 평화상 수상자들의 다큐멘터리를 지난 1일부터 공개했다. 한강의 영상은 27분 분량으로, 14∼19분 정도로 다룬 다른 수상자들의 이야기보다 길게 제작됐다.한강의 다큐멘터리는 서울 남산타워가 보이는 도심을 비추고 한강의 목소리가 울리면서 시작된다. 그는 “14살이 됐을 때 나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며 “나는 내가 누구인지, 인생은, 죽음은, 인간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특히 ‘소년이 온다’를 소개하는 대목에선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총격 소리에 다급히 도망가고, 총을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진 시민들의 모습, 총을 든 계엄군과 탱크, 헬기가 거리를 채운 모습을 3분 넘게 방송했다. 영상엔 군의 공격으로 숨진 양복 차림의 시민들과 이를 지켜보는 살아남은 가족들의 눈물이 있는 그대로 보인다. 한강이 소년이 온다를 집필할 때 읽은 900명의 증언집은 쪽마다 그가 표시해 놓은 메모로 가득했다.그는 “광주에 관한 조각들을 모두 모으고 싶었다. 죽임을 당한 사람들의 일기도 읽었다. 마치 나, 혹은 내 가족 대신 이들이 죽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강은 이 책을 쓸 당시 종종 희생자들을 위한 묘역에 갔던 이야기도 전하며 “ 눈을 감으면 따뜻한 햇빛에 감싸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경험은 나를 변화시켰고, 내가 빛으로 나아가도록 추동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MB 정부 기술자들이 윤석열 정부에 온 후 벌어진 일[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이명박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본질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블랙리스트’ 조윤선 서울시향 이사 위촉에…오세훈 “국가보안법 위반해도 대통령비서실장”오세훈 서울시장이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유죄판결을 받았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서울시립교향악단 비상임이사로 위촉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한강 알린 英번역가 '노벨상, 공정한 시대로 나아간단 희망 줘'(서울=연합뉴스) 황재하 오명언 기자='한강 작가가 121년의 노벨문학상 역사상 아시아 여성 최초로 이 상을 받는 것은 문학계가 공정한 시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채식주의자’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 “한강 노벨상 수상, 문학계가 공정한 시대로 나아간다는 희망 줘”번역으로 잘 알려진 영국 출신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가 “한강 작가가 121년의 노벨문학상 역사상 아시아 여성 최초로 이 상을 받는 것은 문학계가 공정한 시대, 개인의 정체성이 공로를 가리지 않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을 준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12일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과거 노벨문학상이 주로 백인 남성에게 수여됐다는 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유인촌 장관의 현장 순회가 감추고 있는 것[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 재정 구조와 블랙리스트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한강 작가의 글쓰기 루틴: 읽기와 걷기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소설을 쓸 때 매일 걷기와 읽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강 작가는 이 루틴을 통해 자신의 글쓰기와 세상과의 연결을 유지합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