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사기를 당하는 것 아닌가 의심되지만 그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반환점을 넘어선 후였다'\r카톡 재테크 사기
예방이 최선… 금융범죄 사용되는 대포통장 거래자 처벌 강화해야
이전의 투자 사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재테크 사기는 철저히 개인 대 개인 간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자리한다. 월간중앙은 오랜 탐문 끝에 재테크 사기에 가담한 내부자 한 명을 설득해 범죄의 실체에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1월 초순 어느 날 밤, 기자는 서울 서초구의 모 변호사 사무실에서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김모씨를 만났다. 이른바 ‘조직’에 몸담고 있는 김씨는 과거 여러 차례 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살았던 전과자였다. 그는 “깨끗하게 다 털어놓겠다”며 경기도 일산 장항동에 있는 대형 상가에 본사 사무실을 두고 있는 한 조직을 특정했다. 장항동 본사는 사장을 포함해 범행을 지휘하는 총책이 상주하는 근거지라고 했다. 그가 밝힌 조직원의 규모는 10명 안팎으로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3년 사이 이들 조직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은 8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기자가 재테크 사기를 취재하며 만난 40대 방모씨는 이 같은 재테크 사기 범죄에 당해 1억9000여만원을 손해 본 피해자다. 울산광역시에 거주하는 그는 2019년 6월경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초대되면서 주식 리딩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처음에 100여 명이 한꺼번에 초대됐고 나 또한 바로 퇴장하려고 했지만 급한 볼일 때문에 채팅방의 존재를 잊어버렸다. 며칠 뒤 다시 확인했을 때는 내용이 그럴듯해서 사업자금을 마련해볼 수 있겠다는 흥미가 생겨 리딩을 요청하게 됐다.” 당시 ‘우민호 팀장’이라는 상담원과 연결된 방씨는 한 달간 약 4000회가량 그와 상담을 주고받으며 투자를 이어가게 된다. 방씨가 한 일은 우 팀장의 리딩에 따라 ‘500만원을 매수하라’, ‘1000만원을 매도하라’ 등의 지시를 받고 가짜 거래소의 매수/매도 버튼을 마우스로 몇 번 누른 것뿐이다. 카톡방의 사이트 머니는 나날이 불어났지만 실상은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다.
또 다른 재테크 사기 범죄 피해자 박모씨는 커미션을 제때 입급하지 못했다는 규정 위반 사유로 아예 원금이 몰수된 사례다. 30대인 박씨는 “내 사이트 머니가 3억원대였고, 커미션은 5000여 만원이었다. 3억원이 내 돈인데 거기서 5000여 만원을 차감하고 나머지를 돌려받을 수 없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재테크 사기 조직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어떻게 회수할까? 앞서 기자에 제보한 조직원 김씨에 따르면, 우선 피해자에게 투자금을 이체한 사실을 자신들에게 알릴 것을 요구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금융기관이 사기가 의심되는 계좌의 지급을 정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하부 조직원인 인출책을 동네 편의점 ATM기로 보낸다. 조직원 김씨는 “계좌에 돈이 들어오면 인출책이 가장 바쁘다. ATM기 한도가 600만원이어서 수거해야 하는 액수가 5000만원이라면 총 9곳을 돌아야 한다.” 이들은 퀵 배달 오토바이로 동네를 쏘다니는 탓에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말’이라고도 불린다. 김씨는 “ATM기는 두 번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CCTV에 혹여나 얼굴이 찍혀 증거로 남을 수 있는 데다가, 지급 정지된 계좌에서 인출을 시도하면 그 즉시 경찰에 신고가 들어간다. 자칫 경찰에 붙잡혀 줄줄이 엮여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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