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자가 필라테스를 할 때 '조금' 필요한 것 필라테스 60대 은퇴 김성일 기자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 두 달째 접어들었다. '출퇴근 인생' 졸업한 지 두 달째라는 얘기다. 평일 오후 2시에 필라테스 강습에 출석한다. 일주일에 겨우 2번이긴 하지만 내 생활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60년 사용한 내 몸의 현주소를 살 떨리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일종의 '정신승리'가 필요하다. 내 몸, 내 건강 지키는데 남자가 나 혼자든, 조건이 열악하든 대수냐, 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여성들 틈에서 혼자 노는 게 아주 낯설진 않다. 문득 10여 년 전에 백화점 요리 강좌에 두어 달 다닌 기억도 되살아난다. 20여 명 정원에 남자는 한둘 정도였다. 보통 우리는 몸의 특정 부위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문제가 있을 때 비로소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평소엔 잊고 지내다 아프면 일상의 평화가 소중한 줄 안다. 필라테스를 시작한 후론 내 몸 곳곳이 좀 더 의식적으로 다가온다. 조용히 나를 돌아보며 자주 내 몸을 느끼게 됐다. 목 아래 쪽에 무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가 있는 게 크게 느껴진다.
얼마 전엔 동네 마사지숍에 들렀는데, 경추 부분이 딱딱하게 굳었다고 한다. 조금 세게 누르니 무척 아프다. 몸을 얼마나 많이 썼는지, 나를 돌보지 않고 마구 달려온 세월이 실감 난다. 내 몸의 노후 상태를 직감하게 됐고 직시하게 됐다. 지금껏 60년을 쉴 틈 없이 달려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답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랬다.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시간, 힘들어도 내게 맞는 운동을 찾은 것 같다. 강습 중에 자주 듣는 게 눌러라, 늘려라, 잡아라, 같은 말이다. 어깨에 힘을 빼라, 는 말은 개별적인 자세 교정 때 내가 많이 받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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