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씨네만세 676] 제2회 반짝다큐페스티발
2024 반짝다큐페스티발이 3월의 마지막 사흘을 뜨겁게 달구고 그 막을 내렸다. 아직 대중문화, 또 영화계 전반에 존재감을 새기지는 못했다지만 다큐와 독립영화계에선 모르는 이가 없는 행사로 자리잡은 반다페다. 코로나19 이후 맥이 끊긴 인디다큐페스티발의 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워내며 올해만 150편이 넘는 작품이 출품되었을 정도.반다페는 독립 다큐멘터리가 대중과 만나는 한국에서 몇 되지 않는 장이다. 가뜩이나 적은 창구가 정부와 대중의 무관심 속에서 고사하고 있는 가운데 다큐인들이 직접 열어젖힌 독립다큐계의 축제란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올해로 고작 두 번째 열리는 행사지만 반다페는 저만의 매력을 여럿 갖추었다. 상영하는 모든 작품에 한글 자막을 붙였고 상영 후 열리는 GV에서도 수어와 문자통역으로 청각장애인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는 점은 빼놓을 수 없는 특색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매일 열리는 뒤풀이 행사도 독특한 매력이 있다.
영화제의 성향이며 지향을 짐작할 수 있는 개막작이기에 주최 측 또한 남다른 관심으로 작품을 가려냈을 터다.개막작으로 선정된 신승우 감독의 은 여러모로 낯선 영화다. 한때 석탄채굴로 북적였던 강원도 정선 사북읍을 찾은 감독이 그곳의 풍경을 예술적 사진의 연속처럼 담아냈다. 폐광된 탄광촌 위에 한 명의 광부를 소환한 영화는 그의 뒤를 따르며 한때는 번성했고 어느덧 쇠락한 땅의 면면을 차분하게 비춘다.사람들이 떠난 뒤 버려진 숙소와 뼈대만 남은 콘크리트 건물들, 막혀버린 갱도와 같은 것이 차근차근 보이더니 어느새 수령이 1000년이나 된 고목이 카메라 앞에 선다. 땅으로부터 석탄을 빼내어 이룬 번영도 마침내 끝이 나고 자리를 지키고 선 것은 예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숲이다."당신이 서 있는 곳은 예전에 숲이었다"는 한 줄 문장으로 영화는 끝맺는다. 영화를 보는 동안 오늘의 번영에 앞서 있는 자연의 존재가 새삼 생생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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