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영의 한 솔로] 영화 와 모순
인터넷에서 유행한 밈 가운데 '전 남친 결혼식에 가는 미용실 손님'이 있다. 전 남친과 결혼하는 여성보다 더 아름답게 치장하기 위해 미용실에 온 손님과 그의 사정을 알고 최선을 다해서 손님을 꾸미는 미용실 스태프들이 이 밈의 주인공이다.
그 무렵 가 성인의 지갑을 털기 위해 대충 만들어 낸 영화가 아니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히려 배우 마고 로비가 주연을 맡으며 제작에도 참여했고 할리우드에서 여성 서사를 가장 잘 쓴다고 인정받는 그레타 거윅이 연출한, 야심 가득한 프로젝트였다. 이는 남성들이 빈번하게 느끼는 남성 집단을 향한 프라이드나 연대 의식에 비하면 여러모로 불충분하고 궁극적으로는 해롭다. 그럼에도 여성들이 연대해 여성의 성을 찬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인 건 분명하다. 또 비슷한 이유로 여성에게 완벽한 꾸밈과 끊임없는 소비를 권장하는 등의 패션 매거진이 페미니즘 대중화에 앞장설 수 있었다.
지난 세기 동안 여성은 열등하지 않음을 증명하고자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그리고 깨달았다, 여성이 열등하다는 편견 때문에 차별당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또 대부분의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능력을 가졌고 일부는 남성보다 더 뛰어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런데도 여성이 차별당하고 착취와 폭력의 타깃이 되는 건 순전히 여성이라는 성 때문이다. 이는 여성은 물론이고 남자들도 알고 있는 진실이다. 그런데 이 힘겨운 투쟁의 종착지는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다. 게다가 가부장제를 퍼트리고 바비랜드의 헌법 질서를 어지럽힌 켄은 끝내 처벌받지 않는다. 도리어 켄은 바비의 도움으로 자아를 얻고 새로 태어난다. 이로써 여성은 잘못을 용서하는 존재, 또 남성에게 입은 피해를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는 존재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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