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로 다시 돌아간 제자, 잊기 힘든 그날의 일 특수학교 통합교육 천경호 기자
오래전 처음 학교에 발령을 받고 이듬해 한 아이가 특수학교에서 우리 학교로 전학을 왔습니다. 덩치가 큰 5학년 남학생이었는데요. 자폐와 지적 장애 두 가지를 가진 중도중복장애아였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이 아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자리에 앉아 있어도 문제였습니다.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옛노래 한 소절을 반복해서 불렀고 대호의 짝이 된 아이들은 노랫소리가 자꾸 맴돌아 너무 힘들다며 저에게 하소연 하였습니다. 저는 옆 반 선생님에게, 교감 선생님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지 여쭤보았지만 다들 모른다고 했습니다. 당시 저희 학교는 큰 대로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혹시나 대호가 학교 밖으로 나갔을까봐 저는 급하게 뛰어서 학교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다행히 사고가 난 곳은 없었습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 이곳 저곳을 돌며 아이를 찾았습니다.학교 행사는 진행되어야 했고, 아이가 사라진 책임을 교감에게 따져물을 경력도 여유도 없던 저는 혼자 학교를 1층부터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 엘리베이터도 없던 그 시절 저희 교실이 있던 4층에 올라서 대호의 이름을 크게 부르자 조용한 복도 사이로 어떤 소리가 들렸습니다. 화장실 쪽이었습니다.
학교는 특수학급의 정원이 초과해도 학급을 증설하지 않습니다. 증설을 해도 특수교사와 일반교사가 서로 교류하지 않습니다. 학교장도 교감도 특수교육을 모릅니다. 그저 알아서, 알아서 특수교사가 해주기를 바랍니다.가정 내 학대나 방임으로 소아 우울에 걸린 아이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에 대해 부모의 양육에 책임을 묻기보다 아이가 기질적 ADHD일 것이라 의심합니다. 부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간 학급담임이나 특수교사가 역으로 신고당하는 일이 있다는 걸 저희 교사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요. S초 선생님도, 특수 선생님도, 전문성 없는 언론에 의해 자신의 행동이 공개된 주호민씨의 아이도 모두 고립된 사람들입니다. 전부 학교와 교실에서 벌어진 일이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입니다. 그들의 도와달라는 말에 '어쩔 수 없다'며 외면해 온 사회가 일으킨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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