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멕시코를 겨냥한 ‘관세 폭탄’을 예고하자 국내 제조 업계도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국내 주요 기업은 주로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목적으로 멕시코에 공장을 운영해왔다.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면 기업들의 비용 구조도 바뀌는 만큼 생산 전략
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다만 미국 관세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많다.
26일 국내 산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현대자동차·엘지 그룹 등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부품의 비중이 특정 수준 이상인 제품은 미국으로 수출될 때 관세를 부과받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전략이다. 북미 3개국은 옛 북미자유무역협정과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이런 무관세 혜택을 부여해왔다.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이 현실화하면 이들 기업도 타격이 불가피한 셈이다. 먼저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멕시코에서 케이4 등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는 기아가 대표적 사례다. 2016년 준공된 기아 멕시코 공장은 해마다 약 25만대를 생산해 이 중 15만대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해왔다. 기아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의 18% 수준에 이르는 규모다. 그동안 멕시코의 저렴한 인건비와 무관세 혜택을 이용해 미국 수출용 제품의 생산비용을 절감한 셈이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실현되면 이런 전략에도 한계가 생긴다.전자 업계도 텔레비전과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영향권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에서 텔레비전 공장을, 엘지전자는 텔레비전·냉장고·전장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주로 이곳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다. 삼성과 엘지는 이들 생산 기지와 미국 현지 공장 등을 기반으로 북미 텔레비전·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1·2위를 차지해왔다.
업계는 일단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면 생산지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지만, 그런 변화가 쉽게 현실화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과거 트럼프 1기 정부가 멕시코를 상대로 불법 이민 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요구하면서 ‘관세 카드’를 꺼낸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시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한동안 이런 식으로 압박하다가 멕시코에서 원하는 걸 얻으면 무관세를 유지해줄 가능성도 낮지 않다고 본다”며 “방향성이 더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트럼프 1기 때처럼 협상의 레버리지로 활용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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