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과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의 한 주류 상점에 지난 2월 2일 미국산 위스키 앞에 ‘대신 캐나다산을 사세요’라는 안내가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관세 전쟁은 ‘트럼프가 돌아왔다’는 것을 전 세계에 확실히 알렸다. 정치·외교 관행에서 벗어나 종잡을 수 없는 언행으로 판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그의 주특기다. 관세 전쟁을 시작한 명분도 그가 줄곧 외쳐온 ‘미국 우선주의’와 맞닿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통이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고, 그 모든 것은 대가를 치를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번 관세 전쟁으로 미국이 얻은 것과 잃게 될 것은 무엇일까?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내보인 극적인 태도 변화를 두고 트럼프 1기에서 나왔던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이 다시 등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략은 자신을 종잡을 수 없는 미치광이처럼 보이게 해 상대방의 공포를 유발하고 협상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는 것이다. ‘나는 겁날 것이 없다. 나는 비이성적이고 거침이 없다’는 이미지를 무기 삼아 원하는 바를 얻는다는 것이다.
여기까지의 중간 성적을 매기자면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은 성공을 거뒀다. 이웃국에서 미국에 이익이 되는 약속을 얻어냈다. 그러나 대가 없는 승리는 없다. 관세 전쟁의 운을 띄움으로써 미국은 보이지 않는 대가를 치르게 됐다. 바로 수치로 종잡을 수 없는 ‘감정’에 관한 문제다.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선포한 이후 캐나다에서 반미 감정이 고조하며 미국산 제품, 미국 여행 불매 운동이 번졌고, 많은 캐나다인이 배신감을 호소한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스포츠 경기장에서는 관중이 미국 국가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한국전쟁, 제2차 세계대전 등 수많은 전선에서 함께했던 양국 관계를 두고 “우리는 항상 여러분과 함께 섰고 함께 슬퍼했다”며 배신감을 표출했다. 쉽게 말하면 ‘너희가 어떻게 우리에게 이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동요를 겪은 이상 관세 전쟁이 멎는다고 하더라도 양국 간 국민감정이 완전히 회복되긴 어려워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세 부과가 유예되기 전인 지난 1월 31일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의 적이 되는 것은 위험하지만 친구가 되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역사학자 버나드 루이스의 말을 인용하며 “미국이 친구와의 조약을 무시한 것은 다른 나라가 미국과 거래하지 않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미치광이 전략이 한번 성공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이를 계속 반복해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 트럼프 1기에서도 이 전략이 매번 성과를 냈던 것은 아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는 지난 1월 30일 WP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1기에 북한과 이란, 중국 등에 미치광이 전략을 적용하려 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며 이번 임기에도 이 전략이 성공할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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