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해진 기후와 인간세계에 대한 불안감은 토대의 붕괴로 이어진다. 메소포타미아,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등의 문명도 흙의 침식과 고갈로 붕괴되었다. 지구 표면에 흙은 새 암석에서 새 흙이 만들어지는 속도와 침식 속도가 균형을 이루며 잘 보존되어 왔다. 그러나 인간 활동으로 인해 이러한 균형이 깨지며, 흙이 사라지는 문제는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없다.
11월의 난데없는 폭설로 아수라장을 겪은 곳이 많았다. 불안정해진 기후만큼이나 인간세계도 불안정해지고 있다. 그나마 든든하게 기댈 토대가 있다면 이 불안을 안고도 삶을 지속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불안은 바로 그 토대가 부지불식간에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온다.전 세계에서 해마다 흙이 240억여t씩 흩어져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각자 해마다 몇t씩이나 되는 흙을 없애고 있는 셈이다.
지구 표면을 두께 30~90㎝ 정도로 덮고 있는 흙은 새 암석에서 새 흙이 만들어지는 속도와 침식 속도가 균형을 이루는 한 잘 보존되어왔다. 인간이 지구에 등장하기도 전에 여러 미생물들과 풍화작용 등이 손을 보태 그 균형을 이뤄온 것이다. 지렁이는 부엽토 등의 유기물을 흙과 섞은 똥을 만들어 내보내며 유구한 시간 동안 흙이 기름지게 돌봐왔다. 덕분에 비옥해진 땅에서 인간은 농사를 짓고 각자의 문명을 일궈올 수 있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한 과학기술이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양 믿고 싶더라도 현실은 인간이 흙을 없애는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흙, 땅, 식물군 전체는 함께 진화해왔고 이들 사이의 상호 의존성은 흙의 침식과 생성 사이에 이루어지는 균형에 기대 있다. 인류의 생존은 과학기술이 아니라 이 균형에 기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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