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공군 중령(당시 35세)을 비롯한 6명의 조종사가 한국 공군의 첫 팬텀기(F-4D)에서 내려 고국 땅에 발을 디뎠다. 미국에서 팬텀을 직접 몰고 태평양을 건너온 이들을 보며 인파는 환호했지만, 정작 역사적 ‘1호 조종사’의 영예를 안은 이 중령은 활짝 웃지 못했다. 팬텀과의 작별을 앞두고 1호 조종사와 마지막 정비사를 각각 만나 팬텀의 ‘시작과 끝’을 짚어봤다. - 조종사,정비사,팬텀 조종사,팬텀 전투기,팬텀 생명체
#. 1969년 8월 29일 대구 공군기지. 이재우 공군 중령을 비롯한 6명의 조종사 가 한국 공군의 첫 팬텀기에서 내려 고국 땅에 발을 디뎠다. 미국에서 팬텀을 직접 몰고 태평양을 건너온 이들을 보며 인파는 환호했지만, 정작 역사적 ‘1호 조종사 ’의 영예를 안은 이 중령은 활짝 웃지 못했다. “큰 기대만큼 책임이 막중하다.” 가슴을 짓누르는 부담감을 오히려 원동력으로 삼아 그는 그날 이후 3000시간 동안 팬텀과 함께 ‘도깨비불’을 뿜으며 영공을 수호했다.
팬텀과의 작별을 앞두고 1호 조종사와 마지막 정비사를 각각 만나 팬텀의 ‘시작과 끝’을 짚어봤다. 팬텀을 맞이하는 첫 임무와 보내는 마지막 임무 사이 55년이란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두 사람의 ‘팬텀 사랑’은 결이 같았다. 이들은 “팬텀이 있었기에 한국이 한반도의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수원 공군기지의 이글루 안에서 신 상사가 막내를 살펴보는 사이 바로 옆 활주로에선 또 다른 팬텀 두 대가 편대 임무를 위해 날아 올랐다. 퇴역식 직전까지 평소와 다름없이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1996년 하사로 임관한 그는 경력 내내 팬텀 정비를 도맡았다. 그가 퇴역 시킨 팬텀만 6대다. 공군이 한 때 100대 넘게 보유했던 팬텀은 F-15K 등 도입으로 순차 퇴역했고, 약 10대만 남았다.“정비사마다 전담 항공기와의 궁합이 있습니다. 같은 기종이라도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에 처음엔 성질도 내고, 여기저기 아프곤 하죠. 그러다 함께 비상 대기근무 당직도 서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궁합을 맞춰가게 됩니다. 이제는 멀리서 엔진 소리만 들어도 ‘얘가 들어오는구나’ 알 수 있어요.”
패기 넘치던 30대 공군 엘리트 조종사는 이제 백발이 됐다. 세월은 전우들을 먼저 데려갔고, 이제는 팬텀마저 보내줄 차례. 이재우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1969년 팬텀 도입식에 참석했던 6명의 ‘1호 팬텀 조종사’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다.지난 5일 동국대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팬텀 조종간을 처음 잡은 순간을 또렷이 기억했다. 첫 팬텀 인수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에서 교육을 받을 때였다. 그는 “처음 활주로에서 쭉 당기며 가는데, 육중하면서도 너무 부드럽게 잘 나갔다. 출력이 좋으니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빨리 기체가 뛰어 올랐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제서야 미국이 왜 처음에 한국에 팬텀을 안 주려고 했는지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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