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탄핵제도와 2024년 대한민국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비교 분석하고, 탄핵 이후의 정치적 과제를 제시한다.
조선은 탄핵의 나라였다. 조선왕조실록에 탄핵이 463번 언급되고, 유의어인 대론, 거핵, 탄론, 대탄 등을 합치면 1852건에 이른다.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신진 관료들을 대간으로 임명하고 면책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거침없는 직언의 길을 보장해 주었다. 이마저도 당쟁의 수단으로 전락한 면이 있지만, 적어도 왕이나 권세가의 폭주를 막는 제도적 기능은 이어졌다. 탄은 무기로 이루어진 글자다. 왼쪽은 활, 오른쪽은 돌을 던져서 짐승을 잡는 도구의 모양이다. 핵은 돼지의 각을 뜨듯 힘껏 캐묻는다는 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일찍부터 죄지은 자를 처벌한다는 뜻으로 사용해 왔다. 이 두 글자가 결합하여 특정한 대상을 정조준하여 처벌한다는 의미가 된 것이다. 2024년 대한민국 이 또 한 번의 대통령 탄핵으로 뜨겁다. 12월3일까지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찬반이 갈리는 주장이었으나, 그날 밤 계엄령 포고 이후로 탄핵은 헌법 질서를 지키고 민주주의 를 수호하는 유일한 길이 되었다.
여전히 당리당략을 추구하거나 황당무계한 음모를 신봉하는 사람이 아니고선 탄핵에 반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탄핵 이후다. 중차대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당정과 여야를 아우르는 전폭적 협치다. 대통령은 계엄 선포가 통치행위라는 궤변을 내놓으며 파렴치한 자기방어에 들어갔다. 헌법재판소의 판결까지만이라도 침묵을 지키는 것이 그가 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바른길일 텐데, 소수의 극렬 지지자를 긁어모아 싸움이라도 다시 일으킬 태세다. 무소불위의 권세를 누리던 고관이라도 일단 탄핵이 되면 직무를 멈춘 채 사직상소를 올리고 처벌을 기다리는 것이 조선시대의 관례였다. 물론 사직상소 자체가 고도의 정치 행위였고, 처벌을 기다린다는 말속에 본인의 정견을 담아 호소하는 것 역시 관례였다. 다만 거기에는 적어도 정치적 수사와 협상의 여지가 있었다. 대통령을 정조준한 탄핵은 이제 온당한 절차의 심의에 맡기고, 비상시국을 헤쳐 나갈 협상의 정치로 시급히 나아갈 때다. 고통을 최소화하는 데 주어진 시간이 더 허비되기 전에
탄핵 조선시대 대한민국 대통령 헌법 민주주의 정치적 협치 계엄령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탄핵 투표 보이콧하는 듯”…국회에 전세계 외신 쏠린 눈NYT NHK 등 주요 외신 탄핵소추안 실시간 보도 “여당 보이콧” 긴급 타전 사실상 탄핵 부결 전망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尹대통령 탄핵안 자동 폐기…깜깜이 정국 불가피될 때까지 탄핵·특검안 발의예고 한 野 이재명 “연말연시까지 정상 되돌릴 것” 성난 민심, 여야 모두에게 부담 될 전망 정기 국회서 내년 예산안 처리 어려울 듯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부글부글 시민들 '미래 위해 14일 탄핵, 피할 수 없다'충남 서산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에 분노했다. 윤 대통령은 12일 '비상(계엄)조치는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와 국헌을 망가뜨리려는 것이 아니었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계엄은 국민들에게 망국의 위기 상황을 알려드려 헌정 질서와 국헌을 지키고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탄핵하든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재명 '미래 결정할 분수령... 윤석열 탄핵 반드시 해야''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반드시 해내야 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최고위원회의에서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자신의 입으로 '탄핵'이라는 두 글자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윤·여당에 대한민국 미래 맡길 수 없다”…변호사들 ‘탄핵·특검’ 촉구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법정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특별검사의 내란죄 수사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대한변협(협회장 김영훈)은 7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이상 현정부와 여당에게 맡길 수 없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서울의봄’ 김성수 등 영화계 “尹 즉각 탄핵..‘국힘’ 내란 동조 중단하라”‘소방관’ 곽경택 감독, 전날 “동생 곽규택 탄핵 투표 불참 실망...尹 탄핵 마땅” 비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