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포기하자 '할머니 잠깐만요'... 그 우동 맛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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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살에 처음 만난 '주문 기계', 창피해 식당 빠져나온 나를 붙잡아준 종업원... 얼마나 감사한가

며칠 전 용기를 내어 좌석버스를 타고 서울 동대문으로 향했다.반가운 마음으로 들어가 보았다. 손님들은 거의 젊은층이었다. 나 같은 늙은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완전 백발을 묶고 청바지에 반코트를 걸친 작은 할매의 꼴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는지, 다들 힐끔 쳐다보는 것 같았다. 자격지심이었을까? 그래도 나는 당당하게 빈자리를 찾아 앉아 종업원이 물컵을 들고 주문을 받으러 오기를 기다렸다. 나는 살며시 일어나 식당을 빠져나왔다. 안 해 봤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다. 창피해서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누가 부르는 것 같았다.유니폼을 입은 것을 보니, 그 식당 종업원인 것 같았다. 나는 그날 그 우동 맛을 잊을 수 없었다.은행도 차츰 수가 준다고 하고, 밖에서 밥을 사 먹기 힘들다. 아이들 집에 가도 입구부터 들어갈 수 없어 난감할 때가 많다. 그래도 어렵게나마 복지제도가 뒷받침해주니 얼마나 다행인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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