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은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잘못된 선물은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경제학자 조엘 월드포겔의 '크리스마스의 자중손실' 논문을 소개하며, 선물 고르는 어려움과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에 대해 짚어본다.
크리스마스 선물 의 효용 블랙 프라이데이. 추수감사절이 끝나고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 선물 쇼핑을 시작하면서 늘 적자를 면치 못하던 상점들도 이때부터는 흑자로 전환된다는 시기다. 매년 연말에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요즘은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고, 국내 마케팅에도 종종 활용된다. 상점 주인은 기쁘겠지만 사실 소비자들은 머리가 아프다. 가족과 친지들에게 올해는 도대체 무엇을 사줘야 할까. 선물을 고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결혼이나 취직처럼 좋은 일이 있어서 단발성으로 주는 것이라면 그나마 나은데, 크리스마스나 생일처럼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은 은근히 두통거리가 될 수도 있다. 작년에 줬던 것하고는 달라야 할 것 같고, 새로운 것을 주고 싶긴 한데 받는 사람이 좋아할지 잘 모르겠고. 아처 창이라는 청년은 여자친구에게 무슨 선물을 줘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인공지능이 대상자의 취향을 분석해 선물을 골라주는 기프트팩이라는 회사를 2020년에 차리기도 했다.
이 회사는 요즘 기업들이 임직원에게 주는 선물을 AI로 골라주고 구매, 배송까지 해주는 ‘AI Gifting Platform’으로 탈바꿈하여 성업 중이다. 명절마다 대표이사 명의로 임직원들에게 떡이랑 과일 보내느라 고생하던 비서실에서 반색할 만한 서비스가 아닌가. 손해 났는데 이익 본 사람 없는 자중손실 기프트팩의 창업자 아처 창.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골라주는 AI 소프트웨어를 만든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되었다. 선물은 보내는 사람 뿐만 아니라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어려운 문제가 되곤 한다. 영어권에서 흔히 ‘그 이상한(ugly) 고양이 스웨터’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크리스마스에 이모나 삼촌이 평소에 잘 안 보던 조카에게 선물을 사주려니, 제일 만만한게 고양이나 강아지, 사슴 등이 커다랗게 그려진 스웨터다. 이게 정작 조카 눈에는 안 예쁜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친척 어른이 주신 선물을 냅다 버리기는 미안하다. 크리스마스라고 이웃들이 파티를 하고, 이 조카는 선물받은 스웨터를 마지못해 입고 가서 한쪽 구석에 쭈뼛거리며 서 있는데, 다른쪽 구석에도 비슷한 스웨터 입고 어쩔 줄 몰라하는 어린시절 이성 친구가 보인다. 서양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첫 만남을 묘사할 때 자주 이용되는 장면이다. 1993년에 조엘 월드포겔이라는 경제학자가 이 선물 고르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끝에, 경제학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하나 발표했다. 이름하여 ‘크리스마스의 자중손실’. 여기서 자중손실(Deadweight Loss)이라는 것은 누군가가 손해를 보았는데 그 반대쪽에서 이익을 얻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래서 그냥 사라져버린 어떤 것을 가리키는 경제학 용어다. A와 B가 거래를 하면서 A가 손해를 본 만큼 B가 이득을 보았다면 사회 전체적으로는 손해가 아닌데, 누군가 얻을 수도 있었던 가치나 후생이 사회 전체 관점에서 아예 없어져버린 경우 자중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왜 크리스마스처럼 행복해야 할 때에 이런 사회적 손실이 발생할까. 월드포겔은 『스크루지노믹스』에서 잘못 골라진 선물이 자중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월드포겔의 논의는 개인의 소비행위 분석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10만원짜리 물건을 산다고 하면, 그것을 소비하면서 내가 느끼는 기쁨과 행복감, 경제학 용어로 ‘효용’은 화폐단위로 나타낼 때 최소한 10만원, 보통은 그보다 큰 값이다. 그렇지 않다면, 즉 내가 느끼는 효용보다 더 큰 돈을 내야 한다면 애초에 구매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선물이라는 것은 어떤가. 내가 소비할 물건을 다른 사람이 골라주는 것이다. 그 사람이 내가 무엇에서 효용을 얻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 않나. 그러다 보면 누군가가 10만원짜리 물건을 선물했는데,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그 가치가 7, 8만원밖에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길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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