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봄’ ‘1987’ 배경인 독재 시대가 끝나고 민주화가 되면 정치도 나아질 줄 알았다. 여야가 입에 달고 사는 협치와 민생, 국민을 위한 정치를 기대했다. 하지만 높아진 국민 안목에 정치 수준은 턱없이 모자랐던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내놓는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에서 ‘완전한(full)’ 민주 국가지
영화 ‘서울의봄’ ‘1987’ 배경인 독재 시대가 끝나고 민주화가 되면 정치도 나아질 줄 알았다. 여야가 입에 달고 사는 협치와 민생, 국민을 위한 정치를 기대했다. 하지만 높아진 국민 안목에 정치 수준은 턱없이 모자랐던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내놓는 ‘민주주의 지수’에서 ‘완전한’ 민주 국가지만 비상식적인 정치에 국민은 좌절하고 답답해한다. 유죄를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까지 해서 그 당 후보들이 국회 입성을 꿈꾸는 것은 지난 총선 땐 없었던 장면이다. 예전보다 정치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세계는 1989년 프란시스 후쿠야마가 쓴 책 ‘역사의 종언’ 예언대로 가지 않았다. 탈냉전으로 공산주의가 무너지면 자유민주주의가 세계 정치 표준이 될 줄 알았지만 독재나 권위주의 체제는 여전히 많고, 민주국가 정치도 권력 획득을 위한 음모와 비방으로 혼탁해졌다. 후쿠야마는 난관에 부딪히자 “민주주의가 실패한 것은 온전한 정치적 지배구조가 정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득권층의 반개혁적 행태도 그 이유로 들었다. 애플바움에 따르면 선진 민주 국가조차 적절한 조건만 되면 민주주의와 언제든 결별할 수 있다. 그 조건 중에는 복잡한 현상을 단숨에 믿게 만드는 음모와 선동, 이를 통해 큰 보상을 기대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허황된 선심성 공약들은 어렵게 이룩한 민주주의 성과마저 축소시킨다.
민주화 덕분에 죄를 짓거나 언행에 큰 흠결이 있어도 자기 권리만을 찾아 맹렬한 지지자들을 모으면 정치를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른바 ‘민주주의 과잉’은 자칫 썩은 내 나는 정치를 낳을 수도 있다. 급조한 위성정당에서 범죄자와 종북 인사가 비례후보가 되고, 막대한 정당 운영비와 선거비까지 정부 보조를 받는다. 당 대표 의중을 잘 맞추면 당규에 따라 공천받기도 어렵지 않다. 그러니 평균 이하 소양을 가진 자도 한몫 잡으려 정치판에 뛰어든다. 선거라는 민주주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더라도 다수당의 독선과 폭주가 만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매경포럼] 정치의 질 추락…총선서 바로잡자세계각국 민주화 성과에도음모·선동에 국민갈등 커져'李·曺 부상' 한국 정치후퇴野 총선 승리시 폭주 지속유권자들 심사숙고 투표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신범철 응징유세’ 나선 조국 “이종섭 사퇴로 안 끝나, 외압 지시자 밝혀야”“‘김건희 씨’ 문제는 현재 진행형, 총선서 범진보 진영 승리하면 소환할 수도…그 모습 꼭 보고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대한민국을 망쳐 놓은 '이 욕망'...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주장] 부동산 욕망을 조절하고 전환할 수 있는 정치의 필요성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시대의 '어른'... 노무현 대통령이 왜 반했는지 알겠다[어쩌다 한국이] 다가오는 총선, 정치의 실종 앞에 가 아른거린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재명이든 한동훈이든, 누가 이겨도 변하지 않는 것'블랙기업'이 대기업 되는 사회... 정치의 역할은 어디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3년은 너무 길다'는 말에 왜 이토록 호응하는가[주장] 망한 군대와 망한 정치의 공통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