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발화와 표현으로 주목받는 4세대 여성 아이돌 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나 즐거웠다. 그룹마다 뚜렷한 개성이 있었고, 제작진에서 멤버들까지 전력투구해 만든 결과물에서는 대세만이 내뿜을 수 있는 기개가 가득했다. 📝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어딜 가나 세대론이 빠지지 않는 요즘이다. 셋 이상만 모여도 이모·삼촌에서 조카뻘까지 한 세대로 묶어 이야기를 푸는 데 여념이 없는 사이, 케이팝에서도 세대론이 주요 안건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새로운 것을 납득시키는 데도, 모르는 사람에게 슬쩍 아는 척하기에도 범주화만큼 유용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간의 습성에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케이팝 어휘가 바로 ‘4세대’다. 최근 몇 년간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특히 신인 여성 그룹을 묶어 부르기에 이보다 좋은 수식어는 없었다. 어딜 가나 이전과는 확실히 뭔가 좀 다르고, 지금의 유행을 선도하는 게 분명한 이들이 한데 묶여 ‘4세대 아이돌’ 소리를 들었다. 한번 흥을 탄 사람들은 늘 그렇듯 ‘적당히’를 몰랐다. 4세대로 불리는 그룹들이 제대로 폭죽을 터뜨리기도 전에 ‘5세대’가 들썩였다.
‘나’를 중심에 놓는 새로운 문법 그렇게 모든 게 ‘나’인 곳에서 만난 ‘벳 온 미’는, 이제는 눈부신 ‘나’에게 감탄하는 걸 넘어 하나하나의 ‘나’를 꼼꼼히 돌아봐야 할 타이밍이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나만이 아는 내면의 깊은 어둠을 깨고 다 함께 손을 잡고 어디론가 뛰어가는 뮤직비디오 속 멤버들의 뒷모습에 가슴이 일렁였다. 온통 나를 비추는 거울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종종 느끼는 가벼운 현기증과 비슷한 기분이었다. 동시에 4세대 여성 그룹에 자주 붙는 수식어들이 떠올랐다. 잘한다, 아름답다, 당당하다. 하나같이 멋진 꾸밈말이지만, 시선을 살짝 돌려보면 이건 결국 피상적 외연에 반사적으로 터져 나오는 일방적인 찬사일 뿐이었다. 좀 더 깊고 섬세하게, 그 속의 ‘나’를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했다. 현재 케이팝에서 ‘나’를 가장 뚜렷이 앞세워 활동 중인 그룹 가운데 르세라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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