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때문에 생긴 일] 빚은 약일 수도, 독일 수도 있다... 나의 빚 연대기
등 뒤에 배낭을 메고 있다 보면 그 배낭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상황은 이럴 때 가능한 것 같다. 배낭의 무게가 비교적 가볍고 오래 메고 있어 의식하지 못하게 된 상황. 지금 내가 가진 빚이 바로 그런 경우인 듯하다. 작은 아파트 한 채에 붙어 있는 30년 모기지, 누군가에는 적은 돈이고 누군가에게는 많은 돈인 매월 수십여만 원을 30년 동안 갚아야 한다. 이 빚은 내 삶의 일부이고 그나마 감당할 수 수준이다 보니 가끔은 이게 빚이란 사실을 잊어버린다.
'고진감래'라고 하던가. 빚더미에 치어 모두 말라 죽을 날만 기다리던 우리 집에도 작은 희망의 불빛이 비쳤다. 언제나 실패만 거듭할 것 같은 아버지의 사업이 칠전팔기 끝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우리 집은 겨우 한숨을 돌렸다. 그때 난 20대였다. 12살 때 시작된 이 지옥이 끝나기까지 십수 년이 걸린 것이다. 그런데 원금까지 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원금에 이자까지 매달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돈이 100여만 원에 이른 것이다. 더욱이 변동 금리가 오르며 5%에 진입했다. 이제 우리 가족은 본격적으로 허리띠를 조여야 했다.
장사가 잘됐다면 그게 농담 같은 핀잔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두 번째 사업은 그러지 못했다. 전세 시세 차액에 의한 갭투자라 이자와 원금에 대한 부담은 덜했지만, 문제는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고 저금리로 '빚을 내서 집 사라' 정부 정책 기조에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폭등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게 남은 부채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가족은 매주 간단한 외식은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다 보니 교육비로 생계는 여전히 빠듯했지만, 난 정말 오랜만에 정신적 평화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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