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차별금지법 반대를 목적으로 내걸고 창립한 복음법률가회를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원장 자리에 걸맞지 않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활동 이력에 부담을 느끼고 인사청문회 직전 책임을 피하는 모양새인데, 관련된 일부 설명에 대해선 ‘거짓 해명’
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한겨레가 30일 서미화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안창호 후보자 인사청문회 요구자료’를 보면, 안 후보자는 ‘복음법률가회 관련 주요 활동자료’ 요구에 대해 “2020년부터 복음법률가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나, 복음법률가회는 상임대표와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운영되었고 출범식 참석 이외에는 참여한 바 없다”며 “현재 탈퇴 의사를 표시하여 해당 절차가 진행 중에 있으며, 해당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아니하여, 이를 제출하지 못함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안 후보자는 출범식 참석 이외에는 참여한 바 없다고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걸로 보인다. 안창호 후보자는 2020년 9월 복음법률가회가 주최한 ‘차별금지법 바로알기 아카데미’에 참여해 강의했으며, 2021년 11월3일 복음법률가회와 복음언론인회가 공동주최한 ‘차별금지법 문제점 보도에 대한 법적 제재의 부당성과 언론의 자유 침해성’ 긴급 포럼에 참여해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이 포럼은 2020년 7월 기독교방송 CTS가 진행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관련 대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주의 명령을 내리자 기독교 방송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과도한 제재라며 집중 논의한 자리였다.2020년 창립한 기독법조인 단체 ‘복음법률가회’는 누리집에 ‘차별금지법과 같은 악법들이 전 세계적으로 제정되고 있는 시대’를 개탄하는 등 창립 목적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담고 있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인권위원장 후보자가 이런 단체의 평회원이어도 당연히 문제인데 4년 동안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렇다면 복음법률가회에서 그간 내온 입장과 활동 모든 것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집행부, 대표자 같은 사람들이 이름을 거는 이유”라고 말했다. 장예정 집행위원장은 또 “성소수자 인권보호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정도의 입장 변화가 아닌 한 복음법률가회 탈퇴 같은 것은 청문회를 앞둔 요식행위에 불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서미화 의원도 “누리집에서 소수자 인권보호에 앞장서는 인권위에 대해 ‘인권독재’라 칭하는 단체를 창립한 인물이 인권위원장 후보가 된 사실도 아이러니하지만, 청문회를 앞두고 급작스럽게 탈퇴한 이유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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