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01. 일반적으로 평범하게 여겨지는 사회생활조차 어려워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 머물고 있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타인의 자극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모르고, 규칙이나 예의에 대해서도 ...
일반적으로 평범하게 여겨지는 사회생활조차 어려워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 머물고 있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타인의 자극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모르고, 규칙이나 예의에 대해서도 경험해 본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점점 더 자신을 떨어뜨려 놓으려고만 한다. 영화 에 등장하는 프랜도 그런 인물 가운데 하나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내성적인 30대 직장인. 그녀는 자신이 그어놓은 테두리 안에 인생을 가두고 외부로부터의 자극에는 최대한 몸을 웅크리린다.
그런 프랜의 삶은 회사 동료인 캐롤의 퇴사와 함께 그 자리를 대신할 로버트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금씩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자기의 모든 것을 드러내면서까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일상을 살아가는 그의 태도가 자신의 영역에도 조금씩 영향력을 미쳐오기 시작하면서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프랜은 자신의 영역을 공고히 하며 거리를 두려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를 것 같기도 하다.영화 제39회 선댄스영화제 US 드라마틱 경쟁 부문 개막작으로 레이첼 램버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2019년 스테파니 아벨 호로비츠 감독이 연출한 동명 하나의 차이가 있다 - 기자 말)의 단편 영화가 시작점이 됐다. 원작에서는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의 여성이 화자가 되어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호의적인 마음과 다가가는 일에 대한 두려움 사이의 내면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죽음에의 이미지, 슬픔이나 공포, 어떤 기괴함과 같은 감각과는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그녀의 상상 혹은 꿈속에서 죽음은 그녀가 현실에서 다다르고자 하는 삶의 원형이 가장 잘 정제된 형태로 완성된 모습이다. 고요하고도 단순한, 어떤 순간에는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한 장면. 이에 대해 프랜은 영화의 말미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죽음의 감각이라는 것이 단순히 죽음을 성취하기 위해서가 아닌 일종의 호기심, 어떤 기분인지 궁금해져서라고 설명한다. 혼자인 삶에서는 매일 같은 간편식만 먹으면서 게를 손질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참여하게 된 마피아 게임에서 누구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상황을 설명하는 것을 보면 역시 그의 삶이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 프랜은 여전히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거나 보여주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고, 자신의 모든 면을 재미없을 것이라고 단정 지으며 잃었던 거리감을 되찾고자 한다.특이하게도, 레이첼 램버트 감독은 관객들이 인물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그가 가진 딜레마와 복잡한 감정을 완성해 낸다. 이 영화가 프랜의 과거나 현재의 삶을 선택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 조금도 드러내지 않는 이유다. 만약 이 영화에서 인물이 가진 죽음과 관련된 서사가 마련되고 설명되기 시작하면, 우리가 프랜을 바라보는 시선은 동력을 잃고 수동적인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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