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성추행 피해자의 변신, 이 여성이 흥미로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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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게 반했어] 단순 중저예산 액션 영화? 의 미덕

다양한 종류의 액션 영화를 좋아한다. 대규모의 예산이 들어간 장르의 장인들이 만들어 낸 종류의 긴장감이 넘치는 영화들. 하지만 반대로 아주 단순한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도 꽤 선호한다. 긴장도 갈등도 없고 예고편만 봐도 결말이 훤히 보이며 다른 어떤 요소도 신경 쓰지 않은 채 러닝타임 내내 주인공이 악당들을 두들기기만 하는 영화들 말이다. 이런 작품에는 어떠한 생각할 거리도 스트레스 유발 요소도 없다. 물론 정교하게 잘 만든 영화를 보는 건 기쁜 일이다. 하지만 365일 그런 영화만 봐야하는 건 생각보다 우울하다. 딱히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아도 인스턴트 식품이 당기는 때는 누구에게나 있지 않은가? 영화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핵미사일이 미국으로 날아가는 위기 속에서 '인터셉터'를 탈취해 정부를 협박하려는 테러리스트를 막는 육군 대위 콜린스의 고군분투를 다루고 있다. 아니 테러리스트의 목적이 협박이 아니라 그냥 핵공격을 성공시키는 것이었나? 사실 이걸 기억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에서 테러리스트의 목표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핵심은 주인공이 그들을 막으며 얼마나 시원시원한 액션을 선보이느냐다. 는 정확히 이 목표에 충실한 소위 말하는 'B급' 액션 영화이다. 목표 바깥의 그 무엇도 작품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제작비 또한 딱 그 목적에 맞춰서 사용한 흔적이 영화 곳곳에 녹아있다.가령 영화의 배경은 극도로 한정된 몇몇 공간이며 심지어 그마저도 실내 스튜디오이다. 그 흔한 외부 로케이션 촬영조차 이 영화에는 사실상 전무하다.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 들어가는 제작비의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 마음에 든 다른 이유도 있다. 이 작품이 여성 주인공이 단독으로 극을 이끌어 나가는 액션 활극이란 점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 주로 '백인 남성'으로 대표되는 사회에서 기득권을 가진 주인공들의 액션 영화는 이입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이들이 현실 세계에서 저지르는 폭력이 스크린 위에 지나치게 고스란히 겹쳐 보인다. 물론 현실에 있을 거 같지 않은 근사한 이미지의 스타급 배우가 연기를 한다면 이 기시감이 중화가 되겠지만 B급 영화에 그런 배우들이 출연할 리가 있나. 즉 의 주인공은 여성이자 직장 내 성추행과 구조적인 2차 가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의 접근 방식이다. '조직에서 한번 부당하게 버림받았지만 결국 무고한 시민을 지키는 충직한 군인'은 매우 흔한 캐릭터다. 그리고 이 '부당한 버림'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강요된 희생, 구조 포기, 억울한 간첩 누명 등등. 그렇다면 여기에 직장 내 성추행과 집단적인 2차 가해도 포함될 수 있을까. 는 이렇게 답한다. 그럴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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