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찬영의 익산 블루스] 익산의 특산품은 '문학'이다
"나의 문학적 자궁은 여기서 멀지 않은 강경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를 작가로 키운 곳은 익산이다. 익산은 나의 문학적 고향이라는 마음을 늘 갖고 있다."
어쩌면 작가로서의 그의 삶은 그날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그는 익산 남성고등학교로 진학한다. 멀리서도 기차를 타고 수재들이 모여들던 학교였다. 그도 날마다 기차를 타고 강경과 이리를 오갔다. 그래서인지 작가 자신의 성장기로 읽히는 소설 엔 기차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그는 새벽 여섯시 사십오분 기차를 타고서 고등학교가 있는 이리로 떠나고, 이리에서 오후 다섯시 반에 출발하는 통학기차로 돌아온다. 통학하는 학생들에게 이용할 권리가 보장된 기차는 이 두 편뿐이다. 그것은 일반 객차와 다르다. 통학기차는 화물칸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일반 객차보다 작고 새카맣다... 기차는 그러므로 마치 철제 감옥 같다."그 무렵 해마다 12월이면 이 도시의 모든 학교 문학반 학생들이 다 같이 예식장을 빌려 '문학의 밤' 행사를 열곤 했다.
"학교 뒤에 초가집 몇 채, 막걸리집이 전부였다. 이른바 대학가였다. 막걸리 마시고 토하고 울고... 지금 생각하면 전설 같은 이야기지만 아마 많은 학생들이 거기에서 인생의 깊은 맛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 환경이 부럽지는 않다. 매우 문학적인 기억들이다.""아무것도 가진 거 없이, 낯선 도시에 도착해, 시를 쓰는 비밀을 간직해 살기 시작하던 나의 스무 살에게 이 책을 건넨다." 그가 다룬 소재들만 봐도 변화는 뚜렷하다. 그는 대학교 1학년 때 이라는 시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데 이어 4학년 때 이라는 시로 신춘문예에 연거푸 당선됐는데, '낙동강'은 그의 고향 경북 예천을 지나는 강이고 '전봉준'은 전북에서 봉기한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였다. 그는"80학번으로서 간접적이지만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겪었던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고도 했다.
"그 시절 시내버스를 타고 익산 터미널 옆 고가도로를 타고 넘어가다 창밖을 내다보면 경상도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이 보였다. 들판에 있는 불빛들이 일렬로 보이는 게 아니고 둥글게 보였는데, 그때 그 경험이 무지하게 신비로웠다. 마치 지구 전체가 다 보이는 것 같았다." 그의 작품에는 소라단을 비롯해 신광교회, 이리시청, 익산군청, 만세주조장 등 그 시절 이 도시의 풍경을 보여주는 이름들이 곳곳에 나온다. 역사에서 잊힌 1950년 7월 미군의 '이리역 오폭 사고', 한때 고무신 시장을 주름잡았다는 '천일고무' 이야기도 나오고, 이곳이 피란민을 따뜻하게 품어준 도시였다는 사실도 일깨워주고 있다.전주에서 태어난 양귀자 작가도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나왔다. 한때 한국 문단에 '원광대 문학사단'이란 말이 떠돌았던 건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그에게 이상문학상을 안겨 준 소설 은 기차역의 기억으로 시작한다.채만식 작가도 생의 마지막을 이 도시에서 보냈다. 익산에 접한 옛 전북 옥구군에서 태어난 그는 말년에 이 도시로 와 마지막 작품인 와 를 썼다. 일제강점기에 만주로 떠났던 가족이 해방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다 부모는 죽고 남겨진 어린 남매들이 익산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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