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향락과 전쟁 광기에 빠진 쌍둥이 황제 게타(조셉 퀸)와 카라칼라(프레드 헤킨저)의 폭정으로 로마의 부패는 더해가기만 했다. 영토를 넓히는데 혈안이 된 로마는 아카시우스(페드로 파스칼) 장군을 필두로 또다시 출정에 나선다. 아내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누미디아의...
향락과 전쟁 광기에 빠진 쌍둥이 황제 게타와 카라칼라의 폭정으로 로마의 부패는 더해가기만 했다. 영토를 넓히는데 혈안이 된 로마는 아카시우스 장군을 필두로 또다시 출정에 나선다. 아내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누미디아의 농부 루시우스는 전쟁 중 아내를 잃어버려 분노하고야 만다. 이후 로마 포로로 끌려와 권력욕에 눈먼 마크리누스의 눈에 띄어 검투사로 발탁된다.
한편, 여전한 폭압 정치와 굶주림 아래 로마의 꿈을 재건할 세력이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루시우스에게는 복수를 꿈꾸는 상대지만 로마 시민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아카시우스 장군은 루실라공주와 원로원을 모아 혁명을 은밀히 준비하고 있다. 타락과 음모가 만연한 로마는 각자의 목적으로 또다시 들끓게 된다.리들리 스콧 감독의 오랜 염원 가 24년 만에 속편으로 새 캐스트와 귀환했다. 로마 제국의 황제 코모두스를 향한 복수를 꿈꿨던 막시무스의 죽음 이후 20년을 다룬다. 1편의 정통성을 잇기 위해 공주 루실라를 연결 고리로 진행된다. 과거 모종의 이유로 로마에서 빼돌린 아들 루시우스와의 재회는 2편에서 중대한 씨앗으로 작용한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전반적인 틀은 1편의 원형을 그대로 반복한다. 차별화 지점 없이 리들리 스콧의 장점을 살린 속편에서 신선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시스템을 바로잡으려는 세력과 현상을 유지하려는 세력의 정치적 대립과 출생의 비밀까지 비슷하다. 초반부터 암시했던 루시우스의 비밀이 밝혀지자 이야기는 다소 지루하게 흘러간다. 특히 심플하고 납작한 캐릭터는 충분히 극 안에 빠져들지 못하는 걸림돌이다. 다수의 영화와 시리즈에서 선 굵은 감정연기로 호평받았던 폴 메스칼의 연기는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전형적이다. 작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으로 노미네이트된 이력이 무색하다. 감독이 일부러 배우의 해석을 막은 건지 의문이 들 정도다. 막시무스의 러셀 크로우 인장을 뛰어넘지 못해 아쉽다. 속편의 위험성을 딛고 똑바로 서야 할 중심 서사 때문에 결말도 쉽게 예측된다. 1편을 봤다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전개다.반면, 새로운 캐릭터가 뒷심을 발휘한다. 전편에서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코모두스의 잔상을 덧입혔다. 덴젤 워싱턴이 연기한 마크리누스는 속내를 알 수 없어 끝까지 행보를 관찰하게 만든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야망을 품은 검투사의 주인으로서 위엄이 지배적이지만 뱀의 혀를 이용해 주변을 주무르며 권력 꼭대기를 향해 서서히 진군하는 노련미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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