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 오늘도 가슴팍에 '로켓' 상자... '택배 없는 날' 못 쉰 쿠팡 기사들 쿠팡 택배없는날 쿠팡CLS 퀵플렉서 박수림 기자
'택배 없는 날'인 이날, 주요 택배사들은 배송을 멈췄음에도 강씨는"평소처럼 오늘도 10~11시간을 일한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로켓'이라고 적힌 상자들이 그의 가슴팍까지 켜켜이 쌓였다.여느 택배기사들에게 이날은 달콤한 휴식을 즐기는 특별한 날이지만 강씨는"중간에 밥 먹는 시간은 당연히 없고 정말 배고프면 빵을 사서 차 안에서 15분 만에 먹는" 똑같은 하루다. 그나마도"오늘은 정신이 좀 없다"며 그는 점심을 걸러야 했다.
강씨처럼 쿠팡 퀵플렉스 택배기사인 A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그는"택배 없는 날은 물론이고, 2년째 휴가 한번 간 적이 없다"며"2회전을 하면 11시간 정도 근무해야 하고 식사 시간이 부족해 편의점에서 산 김밥을 차에서 먹을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쿠팡"1년 365일 택배 없는 날"... 기사들"피눈물 나는 소리"택배 없는 날을 앞두고 쿠팡의 불참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측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쿠팡은 1년 365일 택배 없는 날"이라고 발표했다."퀵플렉스 대리점에는 위탁 규정에 따라 휴가자를 지원하는 백업기사 인력이 있고 쿠팡이 직고용한 쿠팡친구의 지원도 있다"는 이유였다.
B씨는" 365일 기사가 원하면 쉴 수 있다고 홍보하던데 퀵플렉스 택배기사들이 모여 있는 SNS 대화방에 공유하니 '피눈물이 날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라며"일주일에 이틀만 쉬려고 해도 클렌징을 당하기 때문에 1년 내내 쉬게 될 수도 있다. 사실상 해고"라고 지적했다.'사회적 합의기구' 논란도 같은 맥락쿠팡의 택배 없는 날 불참 논란은 '택배종사자 과로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불참과도 이어지는 문제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택배기사의 연이은 사망으로 지난 2021년 택배 노사, 정부,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한 가운데 만들어졌는데, 쿠팡은 이 역시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강씨는"앞서 말했듯 쿠팡이 주장하는 바와 현실은 너무도 다르다"라며"하루 속히 다른 택배사들과 함께 사회적 합의기구에,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쿠팡의 말처럼 정말 근로 조건이 좋다고 하면 사회적 합의기구에 동참 못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며" 전체 택배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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