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중·고교 53.0%가 매일 아침운동을 하고 있습니다.\r부산 학교 쳬육 르포
지난 27일 부산 금정초등학교 운동장. 전교생 1000명 가운데 이날 오전 7시50분쯤 ‘1착’으로 등교한 건 5학년 이찬민군이다. 축구화에 체육복 차림이었다. 교문을 들어서며 잔디 운동장에 놓인 축구공을 본 이군은 쏜살같이 달려와 골대에 공을 뻥 차넣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초등생 ‘체육 0교시’에 300명 몰려 이군이 슈팅 연습에 집중하는 동안 학생들이 잇달아 등교했다. 오전 8시10분이 되자 금정초 5학년과 2학년생 300여명이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운동장 곳곳에 줄 맞춰 준비된 배드민턴과 줄넘기, 고리 던지기, 낙하산 매고 달리기 등 활동에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사이 스피커에선 학생 신청곡이 흘러나왔다. 볼빨간사춘기가 부르는 ‘여행’이었다.교사와 코치들은 아이들을 지켜볼 뿐 활동에 개입하지 않았다. 도착하는 대로 가방을 스탠드에 벗어둔 채 곧장 ‘0교시’ 체육활동에 뛰어든 아이들은 오전 8시40분이 되자 담임교사 인솔을 받아 교실로 들어섰다.
아침 운동 체인지, ‘뜻밖의 대박’ 이 같은 활동이 매일 부산 초ㆍ중ㆍ고교 632곳 중 335곳에서 진행된다. 올해 들어 부산시교육청이 시작한 ‘아침 운동 체인지’ 프로젝트다. 하윤수 교육감이 공약한 이 사업은 일과 시작 전 짧은 아침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활동 과정에서 학생과 교사 간 이해를 높이며 인성을 다지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참여 학교에는 교육청이 지도 요원과 장비 등 확보를 위해 연간 1000만원을 준다. 현재 300여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부산시 교육청 측은"참여 여부는 학교 자율에 맡겼다"며"당초 예상한 50여개보다 훨씬 많은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틀에 짜여 단체행동을 해야 하는 체육수업과 달리 학생에게 자율 활동을 보장하고, 활동 과정에서 배려와 화합·인성 등 ‘3마리 토끼’를 잡은 게 강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키채나 스카이점프, 달리기용 낙하산 등 평소 다룰 기회가 적은 ‘놀이 기구’도 운동장에 마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위축된 학교생활을 하던 아이들은 이런 기구를 가지고 친구들과 뛰놀 수 있는 게 좋다고 했다. 5학년 김채현 양은 “잡담을 해도 혼나지 않는다. 친구들과 대화하며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가 오는 등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학년마다 요일을 정해 체인지 활동을 한다. 2학년 7반 이선영 담임교사는 “본래 2학년 활동은 매주 화요일이다. 2주 연속 화요일마다 비가 오자 서운해하는 아이들이 많아 5학년 아이들 양해를 구해 오늘 함께 활동하게 됐다”고 했다. 이 교사는 “아침 운동을 한 날은 활력이 생기고 집중도가 높아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정휴필 교감은 “교사와 학생이 부대끼면서 서먹하던 사제 관계가 회복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또 학교 여건에 따라 체육관에서 실내 활동을 하거나 맨발로 황톳길을 산책하는 등 다양한 체인지 활동을 자체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이 체인지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 부모를 상대로 조사했더니 “친구 사이의 갈등이 줄어든 것 같다” “잠 깨기 힘들어하던 아이가 체인지 활동 날엔 벌떡 일어나 등교한다”는 등 반응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김민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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