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부〉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 」 「 ③ 해방정국에서의 우정과 야망 」 우리는 ‘해방의 감격’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1945년 8월 15일 정오에 한국인의 삶에는 큰 동요가 없었고, 서민들은 영문을 몰라 덤덤했다. 임정의 법통을 누가 이어받았는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승만과 김구가 모두 할 말이 있었다. 예컨대 경무부장 조병옥은 1947년 5월 15일, 대전에서 소위 대한민국 임정봉대추진위원회 주최로 개최 예정인 6도(道) 대표 대회는 그 주최 단체와 그 주최 목적이 불법적이라고 규정했다.
」 적보다 더 무서운 형제의 싸움 우리는 ‘해방의 감격’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1945년 8월 15일 정오에 한국인의 삶에는 큰 동요가 없었고, 서민들은 영문을 몰라 덤덤했다. 옥중에서 석방되는 우국지사들의 벅찬 감회와 만세 소리만 크게 들렸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당장은 먹먹하고 슬픔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다가 삼우제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설움과 아픔이 북받치듯이, 사나흘이 지난 다음에야 해방의 감격이 피부에 닿고 그때부터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왔다.
역사를 살다 간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가장 불행한 격동기를 살았다고 자학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세대는 참으로 기구했다. 태어나서 엄마의 말을 알아들을 때쯤 되니 엄마는 나를 다쓰오라고 부르셨고, 나는 일본인이었다. 무슨 이상한 비행기가 ‘삐라’를 뿌렸는데 이제 생각하니 해방과 더불어 미군이 뿌린 경고문이었다. 해방되었음에도 나는 한국인이 아니라 군정사령관의 지배를 받는 준식민지 국민이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그제야 내 국적은 한국이었고, 복룡이라고 선생님이 이름을 불렀다. 해방정국에서 민중의 심리 상태는 이성이 마비되고 반사적으로 감성이 강화되며, 논리보다는 격정적 웅변에 호소했다. 35년에 걸친 식민지 지배로부터의 해방은 타협보다는 투쟁을 선호하게 했고, 그러한 상황에서는 대화보다 ‘거리의 정치’가 더 유효했다. 기존의 정치적 기반이 없는 선동가형 정치인들로서는 이러한 혁명의 심리를 이용해 대중 조작이나 대중 조직 또는 대중 동원 등의 방법으로 가장 손쉽고도 유리하게 권력에 접근할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해방정국의 국민 정서는 혼돈의 민족주의 방향으로 흘렀다. 해방의 기쁨과 완전 독립에 대한 조급한 기대감, 전환기의 격정, 영웅숭배론적인 군중심리와 지도자층에 팽배하던 우국적 구세주의, 웅변가 중심의 확성기 정치, 망국과 압제에 대한 복수심, 적산 불하를 둘러싼 일확천금의 기대, 자유 등이 한데 뒤섞였다. 해방정국에서 민족주의는 하나의 유행이자 미덕이었다. 이럴 경우에 나타나는 이념적 정향은 민중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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