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토박이였던 내가 제주를 떠나 온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얘들아, 우리 이사하는 게 아니야. 제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긴 여행을 떠나는 거야. 여행 떠날 준비 됐어?' 이삿짐을 싸고 나르고 제주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며 당시 아이들에게 해 주었던 말, 아니 실은 신령들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다. 제주는 1...
"얘들아, 우리 이사하는 게 아니야. 제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긴 여행을 떠나는 거야. 여행 떠날 준비 됐어?"제주는 1만 8000여 신들의 고장이기도 하다. 매년 이사철인 '신구간'이라는 풍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신구간이란, 지상에 사는 신들이 하늘로 올라가 자신의 임무를 부여받는 기간으로 신관과 구관이 교체되는 날을 말한다.
실은 20여 년 전, 20대일 때도 '제주 탈출'을 시도했던 적이 있긴 했다. 아주 짧게였지만 좋아하는 방송작가 일을 해보겠다며 무작정 서울로 갔던 것이다. 그 뒤 제주지역 방송국 문을 두드리면서 방송작가로서의 본격 삶이 시작되었다. 이후 제주에서 일에 빠져 지내면서 나는 결심했었다.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이었을까. 어린 시절엔 제주가 답답했다면, 어른이 돼 내가 좋아하는 방송작가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제주는 다르게 느껴졌다. 지친 내 삶에 위로와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고마운 존재였다.혹독했던 방송일을 20년 이상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좋아했던 일이라는 것, 그게 제주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게 큰 이유였지 않나 싶다. 가까이에 부모님이 계시고 또 10분만 차를 타고 이동하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곳.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삶, 아마도 이런 삶을 꿈꾸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2019년, 아닌 2020년까지만 해도 제주는 비교적 괜찮았다. 코로나 시기로 많은 이들이 제주를 찾고 제주 로망을 키워나갔던 그때.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우리 가족이 제주 땅을 알아보기 시작했던 2013년 무렵부터였을 것이다. 싸고 저렴한 제주 땅, 제주 돌집들이 금세 팔려 나가는 경험에 우린 제주 부동산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이런 현상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이에 더해 당시 유명인 이효리의 제주살이, TV 예능 '효리네 민박' 등 효과가 작용했을 것이다. 지금은 한풀 꺾였지만, 예전의 제주살이는 공무원, 대기업, 공기업 등의 직장인이 아닌 이상 제주에서 일자리만 가질 수 있다면 문제 될 게 없는 꽤나 효율적인 선택에 속했다.이랬던 제주였는데, 요즘 상황은 정반대다. 우리 부부가 육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알아보던 지난 2023년 6월 무렵에도 제주 아파트 가격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훌쩍 뛰어 있었다. 도대체 제주 아파트가 언제 서울 수도권 다음으로 높은 가격이 된 거냐며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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