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정 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현장에서 정 회장이 수소전기차 개발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후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가 지향하는 수소 생태계가 산업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으로 커지려면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며, 정부 정책이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업 성장에 큰 변수라는 의미다. 그는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가 현대차그룹과 함께 2020년 설립한 합작사(모셔널)에 올해 초 추가 투자를 않기로 결정한 것을, 현대차 자율주행 경쟁력 하락의 시그널 중 하나로 봤다.
지난 5월 10일 경기도 용인시 현대차 마북환경기술연구소에 수소 연구개발 담당 임직원들이 모였다. 마이크를 잡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입을 열었다. 마북연구소는 수소 연구를 총괄하는 본부 격이다. 정 회장이 이곳을 찾은 건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수소 기술 연구개발 인력을 격려하는 동시에 꺼져가는 수소 불씨를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정 회장의 이날 행보는 평소의 정중동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현대차는 이날 정 회장의 방문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수소 산업에 대한 단기 성과 홍보에 그칠 수 있다’는 정 회장의 우려가 반영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연구진에게 “20~30년 뒤의 미래를 보고 우리 세대가 해야 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당부를 전했다고 한다. 앞서 정 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 현장에서 정 회장이 수소전기차 개발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후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만든 전기로 자동차 모터를 구동하는 자동차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넷제로를 위해 수소 에너지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그의 확신에는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사실, 수소는 정 회장의 아픈 손가락이다. 동시에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의 이루지 못한 꿈이다. 현대차의 수소차 연구개발 역사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 중에서도 가장 깊다. 1998년 수소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한 현대차는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연료전지 시범사업에 참여해 싼타페 수소전기차를 선보이면서 이 분야를 선도하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수소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스택의 독자 개발에 성공했고 2013년에는 투싼ix 수소전기차로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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