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나면 종전 기념 음악회를 열고 싶다.” ✍🏻 전혜원 기자
러시아 대사관이 있는 서울 정동의 이화여고 앞에 우크라이나 국가가 울려 퍼졌다. 주말과 비 오는 날을 제외한 매일 낮 12시30분 열리는 ‘평화를 위한 작은 음악회’에서다. 헨델의 ‘울게 하소서’, 양희은의 ‘아침 이슬’처럼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음악 일곱 곡을 연주한다. 어떤 날은 첼로, 다른 날은 목관악기, 또 다른 날은 국악으로 매번 연주 방식이 바뀐다. 마지막 곡은 늘 우크라이나 국가다. 지난 3월21일부터 시작된 이 음악회는 전쟁 종식 때까지 이어진다. 음악회를 처음 제안한 배일환 이화여대 교수는 “뉴스를 보고 너무 화가 났다. 무고한 시민들이 피란해 있던 극장과 연주회장까지 공격하더라.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지 생각하다가 제자 두 명에게 ‘우리 음악회 해볼까’ 물었다. 의미 있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두 번은 누구나 할 것 같아서 종전까지 하자고 해버렸다. 경찰에 문의하니 러시아 대사관 바로 앞은 안 되어도 근처는 가능하다고 했다.
“음악의 힘이 칼보다 강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전쟁이 난 우크라이나에서도 음악으로 서로를 위로하지 않나. 물론 ‘너희들이 그런다고 전쟁이 끝나겠느냐’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음악으로 전쟁을 끝낼 수는 없다. 하지만 음악은 더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할 수 있고, 한 명이라도 더 위로할 수 있으며, 나쁜 마음을 좋은 마음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배 교수는 “전쟁에 정당한 사유는 있을 수 없다. 정당방위는 있을지 몰라도 먼저 치는 행위는 비겁하다. 날이 추워지면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아 연주하기가 힘든데, 날씨가 허락하는 한 전쟁이 멈출 때까지 계속하려 한다. 꼭 이화여대 관계자가 아니어도 마음을 함께하는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전쟁이 끝나면 종전 기념 음악회를 열고 싶다”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첼리스트다. “크고, 들고 있기만 해도 멋있어서” 첼로를 좋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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