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소설만을 쓰는 작가 정유정은 신작 소설 ‘영원한 천국’으로 SF 장르에 도전했습니다. 인간의 뇌를 가상 공간에 업로드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육신이 죽어도 정신은 영생을 누리는 ‘영원한 천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장편 외길 정유정 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그는 “사랑이 시험당하고 영웅이 고난을 겪는 고전적 서사를 좋아한다”고 했다. 작가 정유정 (58)은 데뷔(2007)부터 지금껏 한 권의 산문집을 제외하면 오로지 소설, 그것도 장편만을 썼다. 콘텐트가 짧아지는 시대에도 500쪽 넘는 무거운 장편을 꾸준히 냈고, 그 장편을 200만부 이상 팔았다. 신작 장편 『 영원한 천국 』(은행나무)은 정유정 의 전매특허 스릴러에 SF를 섞었다. 인간이 자신의 뇌를 통째로 가상 공간 에 업로드할 수 있는 시대, 육신이 죽어도 정신은 영생을 누리는 시대를 그렸다.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가상 극장 ‘드림시어터’를 설계하는 해상이 노숙인 보호시설 삼애원의 보안요원으로 일하는 경주로부터 기이한 의뢰를 받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1년간 글을 쓰지 않고 과학책만 읽었다”는 정유정 을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은행나무 사옥에서 만났다. SF는 처음이다.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유발 하라리의 『호모데우스』에서 영향을 받았다. 하라리는 이 책에서 데이터가 곧 종교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인간조차도 무수한 데이터 중 하나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의식을 통째로 온라인에 업로드해 육체 없이도 영생을 누리는 세상에 ‘영원한 천국’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설로 쓰기로 했다.” 기존 장르와 달라 힘들지 않았나.“공부하는 데만 꼬박 1년을 썼다. 준비 기간을 이렇게 오래 가진 것은 처음이다. 유발 하라리와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책을 많이 읽었다.” 그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적재적소에 갈등과 고난이 있고, 그걸 이겨내고 성장하는 주인공이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면서다.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힐링 독서’와는 다소 동떨어진 방향 아닌가.“그런 글을 쓰는 재주는 없다. (웃음) 힘이 없다는 걸 전라도 사투리로 ‘히마리 없다’고 하는데, 나는 ‘히마리 없는’ 캐릭터를 안 좋아한다. 답답해서다. 죽더라도 화끈하게 죽어야지. 어떤 작가들은 글에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반대다. ‘생긴 대로 쓴다’고 할까. 앞으로도 착한 소설은 안 쓸 거다.” 그의 작품 『7년의 밤』(2011), 『28』(2013), 『종의 기원』(2016)은 ‘악의 삼부작’이라 불린다. 전염병이 돌고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가운데 인간 내면의 악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그는 “내 책의 중요한 캐릭터는 전부 내 속에서 끄집어냈다”며 “악인 캐릭터도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다. 누구나 악한 면과 착한 면이 있는데 그중 전자를 끄집어내서 ‘악의 삼부작’을 썼다”고 했다. 그는 신작 『영원한 천국』에 대해 “어떤 의미에서는 성장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 경주가 끝내 살아가는 이야기”란 것이다. 경주는 어떤 사람인가.“시니컬하고 찌질한 사람. 그렇지만 느닷없이 들이닥친 불행을 기어코 이겨내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경주가 성장하는 모습은 숭고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견디고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인간이 그런 야수성을 간직하는 건 미덕이다.” 취재 여행은 언제 다녀왔나.“초고를 쓰고 캐릭터를 구체화해야 하는데, 경주가 일하는 노숙인 보호시설 삼애원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다. 유빙을 보고 싶어 일본 홋카이도에 다녀왔다. 구체적인 그림이 있어야 캐릭터가 살아날 것 같았다.” 경주의 삶을 상징하는 것이 유빙인가.“맞다. 경주하면 동토, 빙원 그런 곳들이 떠올랐다. 오로지 생존에만 매달렸던 사람이기 때문에 인생이 꽃핀 적이 없다. 그래서 삼애원을 유빙에 둘러싸인 곳으로 그렸다.” 등단 17년 차다. 앞으로 어떤 소설을 쓰고 싶나.“온갖 감정적 격랑에 휘말리면서 밤을 새웠다가 터질 것 같은 가슴으로 새벽을 맞이하게 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쓰면 원이 없겠다. 나한테는 소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62, 켄 키시)가 그런 이야기였다.” 글이 막힐 때는.“글은 원래 막히는 거다. (웃음) 마른 빨래를 쥐어 짜듯 겨우 겨우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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