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서울 광화문광장은 소란스럽다. 바닥에서 솟아오른 물 위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얹혀 사방팔방 퍼져나간다. 부모들은 물에 젖은 아이를 수건으로 닦고 웃고 있는 아이를 사진에 담느라 정신이 없다. 아기들은 유모차 차양 사이를 비집고 나온 소금빵같이 통통한 다리를 아래위로 흔들며 광장을 가로지른다. 아빠의 ...
여름, 서울 광화문광장은 소란스럽다. 바닥에서 솟아오른 물 위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얹혀 사방팔방 퍼져나간다. 부모들은 물에 젖은 아이를 수건으로 닦고 웃고 있는 아이를 사진에 담느라 정신이 없다. 아기들은 유모차 차양 사이를 비집고 나온 소금빵같이 통통한 다리를 아래위로 흔들며 광장을 가로지른다. 아빠의 목 위에는 어김없이 아이들이 껌딱지처럼 붙어 있다. 누군가 평화가 무엇이냐 묻는다며 지금 여기 이곳의 풍경이라고 답할 것 같다.
7월 전주에서도 페이퍼 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의 어머니가 피켓을 들고 곡기를 끊었다. 19살 노동자가 남긴 수첩에는 경제공부하기, 언어공부하기, 악기 공부하기 같은 인생의 목표들이 적혀있었다. 아침 6시부터 시작하는 빽빽한 생활 시간표와 꼼꼼한 자산 모으기 계획은 한 편의 잘 짜인 시나리오 같았다. 월급 및 생활비 통장, 적금통장, 교통비 통장으로 나누어진 자산운영계획에는 어울리지 않게 비상금 및 경조사 통장이 끼어들었다. 돈을 모으겠다는 치밀한 계획서와 친구들에게 돈 아끼지 않겠다는 넉넉한 마음은 고인의 메모 속에서만큼은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지난 5월 쿠팡배송 일을 하다가 과로로 사망한 정슬기씨가 쿠팡관리자와 주고받은 카톡 문자는 문학작품이었다면 너무 작위적인 설정이라고 비판을 받았을지 모른다. 쿠팡 관리자는"달려주십쇼ㅠ"라고 요청했고 노동자는"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고 답했다. 다른 시를 낭송하는 부모들도 있다. 아기 손에 호미와 괭이 대신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쥐여주는 부모들이다. 지난해 상속세를 낸 국민은 1만9944명에 불과하다. 총 12조 2901억 원을 세금으로 냈는데, 이들이 물려받은 자산은 무려 51조 8564억 원 이다. 세금을 제하고 39조 5663억 원으로 평균 약 20억 원씩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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