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살롱', 노인 사랑방에서 주민 교류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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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살롱', 노인 사랑방에서 주민 교류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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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살롱은 노인들의 여가활동 공간으로 시작되었지만, 다양한 연령·계층을 포괄하는 공간으로 진화하며 주민들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 사는 마쓰다 기코 양(12)은 세타가야구 내 구민소통관에 마련된 붕붕 데라마치 살롱을 찾는다. 마쓰다 양은 이곳에 들러 학교 숙제를 하거나, 시니어와 대화를 나누는 부모와 자녀의 교류(오야코노 후레아이) 시간을 가진다. 마쓰다 양은'어르신과 얘기를 하다 보니 나이와 관계없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살롱은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부담 없이 방문해 교류하고 여가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는 한국의 경로당과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살롱 참여 멤버로 노인 외에 다양한 연령·계층을 받아들이며 차별화가 시작됐다. 출발점은 '경로당'이었지만 현재는 '주민 사랑방'으로 진화했다. 지금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찾는 살롱,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 모일 수 있는 살롱, 어린이와 고령자가 만나는 살롱 등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장애인을 위한 곳도 있다.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48층 고층 타워 맨션인 시바우라 아일랜드 케이프타워의 살롱은 10년 넘는 시간 동안 668회나 모임이 열렸다. 고령자들은 이곳을 취미 활동을 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한다. 최근 매일경제가 만난 살롱 회장 히라타 씨(84)는'살롱은 형무소에 사는 것처럼 느끼는 독거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봄 확대가 목적'이라며'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모임에 안 나오더라도 '무슨 일 있느냐'며 안부를 묻는다'고 밝혔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있다 보니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예컨대 살롱 내에서 정치, 종교에 대한 대화를 금지하는 규정을 만든 것이 그렇다. 한 살롱에서 만난 구카 씨(65)는'자치적인 모임이지만 엄격한 규칙도 있어서 관리가 잘되고 있다'며'그러다 보니 서로 잘못했다며 제재할 일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살롱은 동네 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지만 한국의 경로당처럼 상시 열려 있는 개념은 아니다. 예컨대 구청이 동네 사무실을 대여하거나 아파트의 빈 공간에서 일주일에 한두 차례 정기적으로 열리는 식이다. 하지만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 노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프랑스에서 사교의 공간으로 쓰이는 살롱이라는 이름을 가져오면서 한국의 경로당같이 노인들만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최대한 배제했다. 대부분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한국 경로당과 달리 각자 집에서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해온다는 점도 대조적이다. 집에서 부담 없이 향할 수 있는 주택가 곳곳에 살롱이 생기면서 숫자는 2005년 3만9496개에서 2019년 8만6778개로 2배 이상 늘었다. 한국의 경로당은 20인 이상(읍면 지역 10인) 회원 등록 요건을 두고 있어 이에 미달하는 곳은 미등록 경로당으로 남아 지원을 받지 못한다. 반면 일본 살롱은 10인 이하의 경우에도 노인 교류를 위해 지역에서 지원을 하며 사각지대를 없앴다. 일본 살롱의 여가 프로그램은 노인들의 수요는 물론 치매 예방 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달리기, 바둑, 마작, 노래, 글쓰기, 수공예, 외국어 수업, 재즈 강의에 이르기까지 살롱 한 곳당 50여 개 활동이 진행된다. 일본이 살롱을 활성화하려는 것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 교류를 통해 외부 활동을 하며 건강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로당의 프로그램이 사람 모으기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일본 살롱은 높은 참여율로 경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세타가야구의 붕붕 데라마치 살롱에서 진행된 마작 수업에선 30여 명의 시니어가 치열하게 토론하며 게임을 즐겼다. 수강 열기가 치열한 탓에 추첨에서 밀린 한 노인은'또 기다려야 하느냐'며 대기실로 향하기도 했다.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한국어 교실이 특히 인기다. 현장에서 만난 노인들은 간단한 한국어 인사말을 하며'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미나토구 사회복지협의회 소속 가토 미나 씨는'일본인이 배우고 싶어하는 언어 1위가 영어이고, 2위가 한국어'라고 귀띔했다. 이뿐만 아니라 살롱은 개호보험(노인보험제도)으로 지원할 수 없는 경증의 노인들을 사회복지협의회로 연결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의료복지 사각지대를 메워주고 있는 것이다. 모친과 함께 미나토구 도요오카 살롱을 찾은 게이코 씨(53)는'다른 고령자와 대화하며 엄마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어머니 세쓰코 씨(87)씨도'폐암 수술을 한 후 힘들었는데, 살롱에 오면서 활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최병숙 전북대 주거환경학과 교수는'일본 살롱은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사회적 연결 공간으로 기능한다'며'노인 대상 만남의 공간에서 점차 지역주민의 교류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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