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카트 관리 노동자는 4개월 단위 촉탁계약직이다. 이들 중 일부는 법적으로는 정규직에만 적용되는 60살 정년제를 실시한다는 이유로 해고 예정 통보서를 받았다. 하지만 40~50대 젊은 노동자는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환경 탓에 이 일자리에 머물려 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력 줄여 노동강도 세져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19세기 미국 가곡 ‘즐거운 나의 집’ 멜로디가 들린다. 수하물 카트를 관리하는 업무 노동자가 전자 견인기계로 수하물 카트를 옮길 때 나는 소리다. 카트 노동자 ㄱ씨는 “코로나19로 이용객이 줄었을 때와 비교하면 거의 노동강도가 배 가까이 늘었다”며 “벌써 1만5000보 걸었는데 오늘 업무가 끝나면 2만5000보 정도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인천공항 출·입국 터미널이나 주차장 등에서 공항 이용객이 사용한 카트를 수거해 정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터미널에 14명이 일했지만 지금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휴직 인원이 있어 노동자 1명이 담당하는 구역은 기존 2개 카운터에서 6개 정도로 늘었다. 이날 ㄱ씨를 따라다닌 5시간 이동한 거리는 약 5㎞에 이른다.
ㄱ씨는 “업체가 바뀌기 전에는 60살 이상 노동자가 일했다. 정년을 이유로 해고 통보서를 주는 것은 이 업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2016년 낸 알기 쉬운 60세 정년제 문답집에는 ‘정년제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의 당연 퇴직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간을 정하고 계약을 하는 기간제 노동자는 정년제 자체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업체는 고령 노동자를 정리하고 젊은 노동자를 채용한다는 입장이다. 오태근 공공운수노조 카트분회장은 “고령 노동자를 해고하고 40∼50대 상대적으로 젊은 노동자를 채용한다는 명목이지만, 채용 공고를 계속 올리고 있음에도 새로 들어온 노동자들은 임금이나 노동 환경이 안 맞아 다 빠져나가고 있다”며 “이 상태로면 11월 이후에는 공항 이용객 증가 및 노동자 부족으로 노동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실상 인건비를 줄여서 그동안 코로나19로 본 손해를 메우려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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