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에서 가끔, 디제이가 “음악을 차별하는 건 인종을 차별하는 것보다 나쁘다고 폴 매카트니가 말했어요”라고 언급할 때마다 나는 도저히 동의가 안 되었다. 예상 그대로였다. 폴 매카트니는 저런 말을 한 적이 당연히 없었다. 📝 배순탁 음악평론가
처음부터 이해가 되지 않았다. 라디오에서 가끔, 디제이나 게스트가 “음악을 차별하는 건 인종을 차별하는 것보다 나쁘다고 폴 매카트니가 말했어요”라고 언급할 때마다 나는 솔직히 “그게 말이 되나?” 싶었다. 도저히 동의가 안 되었다. 그렇지 않나. 객기 넘치는 10대 시절 “내가 듣는 음악이 최고야”라고 누구든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인종차별보다 음악을 차별하는 게 더 나쁘다고? 아니, 누가 봐도 인종차별이 비교도 안 되게 나쁜 거 아닌가? 폴 매카트니가 진짜 저런 말을 했다면 좀 실망인데?” 이게 내 솔직한 감상평이었다. 그러나 나는 학생이었고, 돈이 없었다. 설령 돈이 있었다고 해도 팩트체크를 할 수 있는 방법조차 모르던 때였다. 수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이 말이 떠올라 철저하게 팩트체크에 들어갔다. 자료와 인터뷰를 샅샅이 훑고, 검색했다. 예상 그대로였다. 폴 매카트니는 저런 말을 한 적이 당연히 없었다. 대신 그는 이런 말을 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록그룹 ‘유럽’의 명곡 ‘더 파이널 카운트다운’의 창작 배경에 관한 것이다. 지금 당장 인터넷에 쳐봐도 이 곡이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폭발 사고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된 결과물이라는 글을 여럿 볼 수 있을 것이다. 흐음, 글쎄. 나는 좀 의아했다. 챌린저호 승무원들은 1986년 1월28일에 비극적인 운명을 맞았다. 이 곡이 공개된 건 바로 그다음 달인 2월14일이었다. 그러니까, 계산하면 대략 3주도 안 되는 시간에 이 곡을 작곡해서 녹음까지 끝내고, 믹싱 및 마스터링을 마무리한 뒤에 CD로 제작해 배급까지 끝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시 환경으로는 누가 봐도 불가능한 스케줄이다. 팩트는 이렇다. 기실 ‘더 파이널 카운트다운’은 1985년에 작곡 및 작사를 다 끝낸 곡이었다고 한다. 일단 시기적으로 맞을 수가 없는 셈이다. 물론 오해의 소지는 있다. 무엇보다 곡이 품고 있는 스토리가 그렇다. 곡에서 주인공은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 금성으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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