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쓰는 택배 이야기] 살 의욕도 없던 그때... 결국 나를 살린 택배
우리는 헤어 나오기 힘든 큰 위기를 만났을 때 '인생 막장'이라는 말을 쓴다. 막장은 탄광의 갱도 끝을 가리킨다. 광산 수백 미터 땅굴 속을 타고 들어가 시커먼 탄가루를 캐야 하는 광부의 힘겨운 삶이 떠오른다.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굴속에서 탁하고 답답하고 불안하고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하는 막장 생활은 상상만 해도 두렵다. 그러나 오죽하면 막장에 가겠나? 실제 내가 청년 때만 해도 특별한 재주가 없는데 망하거나 목돈이 필요하면 탄광에 가거나 원양어선을 타라는 말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노숙인은 타고났을까? 당연히 그럴 리 없다. 그리고 놀랐다. 50대 초반 재주 많던 어떤 분은 대학 시절 총학생회장을 했었고, 이후에도 정치인 친구들과 사업도 하며 잘 지냈는데, 사업 실패로 모든 걸 잃은 후 알코올 중독이 되어 폐인처럼 지내다가 자활하려고 우리 쉼터에 들어왔다고 한다. 쉼터 방장을 하셨던 60대 초반 형님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대기업에 다니다가 명예퇴직 당해 직장을 나왔고, 재기에 실패해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이혼하고 가출 후 노숙인이 되었다. 또 다른 형님은 인천에서 여러 개의 학원을 경영하던 학원장이었으나 무리한 투자로 일시에 망해 결국 노숙인이 되었다.
첫째는 '내가 왕년에 누구였는데' 하면서 지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난 세월이나 한탄하며 자존심을 내세우면 안 된다. 아까 말한 예비역 대령이 그랬다. 재기하겠다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일하고 저축하는 건 좋은데, 어쩔 수 없어 함께 지내기는 하지만 나는 너희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노숙인 동료와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혼자 외톨이가 되어 사니 주변 평판도 안 좋고, 다툼도 많았다. 일은 힘겨웠고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어 길게 늘어졌다. 밤에 이것저것 밀린 일과 휴식도 취하고, 졸면서 몇 마디 기도하다가 어느새 푹 쓰러져 자곤 했다. 그리고 또 다음날….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반년쯤 지나니 친구 점장의 말처럼 진짜 숨이 쉬어지고 마음이 한결 단단해지고 삶의 의욕이 생겼다. 훨씬 자연스럽게 사람을 대하게 되고 일상도 여유로워졌다."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그렇게 두 해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열심히 택배를 하고 나니, 정말 몸도 마음도 힘이 생겨났다. 그리고 내가 뜻밖에 중단해야 했던 목회를 해야겠다는 의욕이 샘솟듯 생겨났다. 그래서 택배를 그만두고 예전보다 더욱 힘든 시절이지만, 목회를 다시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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