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홀로서기 후 1년, 그가 간 현장들... 연이어 부르게 되는 "더는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노래"
현장실습생 김군이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다 전동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지 8년이 되는 28일 오후 서울시노동센터협의회 주최로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역사에서 '구의역 참사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가수 하림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지난 28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로비 중앙에 설치된 롤랜드 키보드 소리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멈춰 세웠다. 8년 전 2016년 5월 28일 이곳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열차에 치여 몸이 부서진 김군의 죽음을 추모했다.
40여 명이 참석한 '구의역 참사 8주기 시민추모식'은 익숙하고 차분하게 진행됐다. 일터에서 깔려 죽고, 끼여 죽고, 떨어져 죽는 절망을 따라 불리는 노래가 구의역 참사가 발생한 9-4 승강장과 그 아래 놓인 국화와 컵라면을 떠돌았다. '산업재해'로 너무 많은 청년이 죽었다며 애도하는 목소리로, 죽음에 죽음을 잇대는 목소리로.가수 하림은 이날 처음으로 구의역에서 '그쇳물'을 불렀다. 지난 2010년 충남 당진 철강공장에서 섭씨 1600도가 넘는 용광로에 떨어져 숨진 청년 노동자를 기리는 '댓글 시인' 제페토의 시에 하림의 멜로디가 더해진 노래였다. 2020년 노래를 만들 당시 하림은"가사와 멜로디와 감정이 딱 맞아떨어질 때까지" 그 시를 소리 내어 읽었고, 어느 늦은 저녁 구의역으로 향했다.
하림은 5월 내내 노동절, 5·18 민주화운동 등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해 소속사를 12년 만에 나온 하림은 '그쇳물' 챌린지 같은 사회적인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난치병', '출국' 등"히트곡이 있는 성공한 가수"이지만 음악의 쓰임을 계속 고민했다. 노동 문제에 관심이 커진 뒤로 그는 음반판매·방송·행사로 대표되는 '음악 시장' 대신 집회·파업 현장을 찾아 노동자들을 위해 노래했다. 택배노동, 청소노동 등 필수 노동을 떠올리며 지난해 '우사일'과 '열대야의 뒷모습'을 잇달아 공개했고, '우사일' 챌린지는 그림책으로 출간돼 북콘서트로 이어졌다.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할 공간이 부족한 음악 생태계에서 하림의 무대는 노래와 사회가 만나는 다리가 되었다."누군가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을 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 그에겐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연도 '대중 가수'이기에 마땅히 할 수 있는 것이었다."음악가로서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 40대 중반부터 이어져 온 그의 고민은"돈과 인기가 아닌 사람과 세상에 노래가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묻어났다.
처음엔 국가의 이야기에서 나중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관심이 옮겨 갔다."지배자가 아닌 피지배자의 음악"을 따라"힘들고 약한 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월드뮤직의 역사"가 펼쳐졌다. 그 경험은 한국에 돌아와 '기타 포 아프리카', '국경 없는 음악회' 등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통과 이동,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들이 월드뮤직의 주된 음악사이거든요. 세계 어디를 가도 음악은 강한 자들의 마음을 대변하지 않아요. 제 음악도 그걸 닮아 자연스럽게 흘러간 거죠.""셋째 외삼촌이 5·18 때 신장이 망가져서 평생 아프게 살다 돌아가셨습니다. 외삼촌은 5·18 피해자이고 저는 유족입니다. 오랫동안 모르고 살았어요. 오늘 이 이야기하러 왔습니다."4~5년 전 광주에 공연하러 갈 때 어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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