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잘 됐다. 갓 지은 밥을 잘 섞으며 주걱에 묻은 밥풀을 떼먹어 본다. 밥이 고슬고슬하게 잘 되면 따로 반찬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맛있다. 고작 하루 먹을 양의 쌀을 전기밥솥에 안치고 버튼을 누르는 일이지만 여기까지 꽤 여러 날이 걸렸다. 반찬은 저명한 유튜브 요리사들이 돕는다. 국이든 찌개든 양념장이든 곁눈질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
어느새 끓어오른 요리를 몇 가지 밑반찬과 곁들여 상을 차리고 나면 가벼운 만족감이 번진다.
요령이 없을 땐 반조리식품을 애용했지만 실력이 늘면서 메뉴가 다양해졌다. 텃밭 배추로 담근 김치에 양파, 대파, 두부를 넣고 꽁치김치찌개를 끓이기도 하고, 멸치 육수에 된장을 풀어 직접 기른 감자, 애호박, 청양고추 등을 넣어 된장찌개를 얼른 뚝딱 만들기도 한다. 물론 제철이라면 텃밭 채소를 빠트릴 수 없다. 양배추, 양상추, 복분자, 오크라에 발사믹이나 코울슬로 소스를 뿌리고, 달걀프라이나 순두부를 곁들인다. 균형 잡힌 식단이면서 준비가 쉽고 뒤처리가 간단하다. 하루하루가 이렇게 먹고 사는 일이다. 부끄럽지만 평생 차려진 밥상만 마주해 왔다. 이젠 내가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 대견하다. 해보니 알겠다. 어찌 보면 지금의 시골 생활은 내 자신을 스스로 건사하는, 온전한 혼자가 되는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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