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낸 ‘한국판 엔비디아’ 발언을 두고 이 대표와 다른 잠재적 대선주자들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조세제도와 빅테크 기업 발전의 토대 등에 관한 인식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슈의 주도권을 쥐었다고 보는 이 대표 쪽은 느긋한 분위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성남에프시 후원 기업 특혜 의혹’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이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에이아이가 불러올 미래에 대한 무지도 문제지만 한국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니 그런 수준의 지적 능력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나. 극우 본색에 문맹 수준의 식견까지, 참 걱정된다”고 적으며 국민의힘 등을 비판했다. 앞서 지난 2일 이 대표는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가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엔비디아 같은 기업을 육성해 국민 지분이 30% 정도 되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가령 지분 30%를 국가 또는 국민이 보유한 인공지능 기업이 성공하면, 그만큼 세금을 덜 내도 된다는 취지다.이에 유승민 전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방법은 어디에도 없고, 그런 상상 속의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고 뜯어먹을 궁리만 하고 있다”며 “‘전국민 면세’ 방안은 기본소득보다 더 황당한 공상소설같은 얘기다. 지분 30%를 국유화하는 게 이재명식 성장전략이냐”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국가가 30%를 확보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해야 하는데,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이냐”며 “ 대한민국 국세 규모는 약 400조원으로, 세금을 대체하려면 최소 10개 이상의 글로벌 빅테크를 ‘세미국유화’해야 가능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저격’당한 이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은 “ 어려운 일들은 한마디도 안 하고 30% 국유화 투자만 하면 엔비디아가 하늘에서 떨어지느냐”며 “이 대표는 본인의 지적 능력부터 더 키우기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 의원도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회수하는 조세라는 틀을 ‘세금 안 내도 된다’라는 표팔이 마케팅 상품으로 퉁쳐버리니까 자꾸 이상한 메시지가 나오는 것”이라며 “ ‘유전에서 기름 나오면 세금 더 안 걷고도 복지할 수 있다’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뭐가 다른가”라고 비판했다.이 대표 쪽은 공방이 격화하는 걸 반기는 눈치다. ‘비호감’ ‘사법 리스크’ 같은 이 대표의 약점 대신 다른 주제에 눈길이 쏠리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나 미래산업과 관련한 주제를 이 대표가 선점하는 효과도 있다. 이 대표는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의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만날 계획이다.
다만, 정교하지 못한 논쟁이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제통인 당내 한 인사는 “투자 행위가 공공성을 가지고 이뤄질 경우 리스크를 제대로 취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있는데, 설익은 이슈를 던졌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말이 자꾸 바뀐다고 비판받는 상황에서 뒷감당이 가능한 정책을 던져야 할 텐데 무책임해 보일 수 있다. 집권하면 결국 영수증처럼 돌아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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