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명절연휴 앞두고가족들 모인 자리서피해야 할 대화 주제수능·취업·결혼에정치 이야기도 추가지역·세대 인식차 커
지역·세대 인식차 커 엿새간 쉴 수 있는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귀성길을 앞둔 이들 사이에서 이 같은 수칙이 공유되고 있다. 연휴 동안 친지들과 모인 자리에서 정치 이야기가 화제에 오르는 일을 사전에 차단해야 불필요한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취지다. 전통적 '불편한 질문'인"수능은 잘 봤니""취업했니""언제 결혼하니" 등에"정치 뉴스 안 보고 안 틀기"까지 추가된 것이다.
오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엿새간 이어지는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지만, 가족·친척과 모이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선포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고 19일에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까지 발생하며 정국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정치적 사안에 대한 의견 차이로 자칫 가족끼리 얼굴 붉히는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정치 이야기는 가족 간 피해야 할 화제로 여겨졌지만, 최근 이 같은 경계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고향이 대구인 30대 직장인 안 모씨는"부정선거 의혹의 핵심인 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인하려면 비상계엄이 불가피했다고 하는 아버지와 있는 동안 정치 뉴스가 나오는 상황은 상상만으로 끔찍하다"며"TV야 끄고 있을 수 있겠지만 아버지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는 상황은 피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영호남 커플인 40대 직장인 최 모씨는"명절 때 식구들 앞에서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고 들어도 못 들은 척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전했다.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현 정국에 대한 연령별·지역별 인식 차는 실제 수치로도 나타난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서울과 인천·경기에서 53%와 63%를 기록했지만, 대구·경북에선 34%에 그쳤다. MZ세대인 18~29세와 30대는 각각 61%, 63%가 탄핵에 찬성한 반면, 이들의 부모 격인 60대와 70대 이상은 41%, 37%로 격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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