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많게는 100시간 가까이 일하는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수련생들. 외견상 ‘근로자’이나 병원 안에선 ‘수련생’ 신분인 탓에 무급 초과노동이 암묵적으로 용인됩니다. 이들은 수련을 빙자한 ‘초과노동’ 관행에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 열악한 처우까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수련생으로 근무 중인 ㄱ씨는 일주일에 많게는 100시간 가까이 일한다. 근로 계약서상 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이지만, 이는 서류상 숫자에 불과하다. 외견상 ‘근로자’이지만 병원 안에선 ‘수련생’ 신분인 탓에 무급 초과노동이 암묵적으로 용인된다. ㄱ씨는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이렇게 살 바엔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주 69시간이라도 일했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 와 만난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수련생들은 수련을 빙자한 ‘초과노동’ 관행에 고통을 호소했다. 의료기관에서 심리평가 및 치료를 수행하는 정신건강임상심리사 1급 자격을 얻으려면, 심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병원 등에서 3년간 수련을 받아야 한다. 자격증이 절박한 ‘을’인 수련생들은 불합리한 초과노동에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ㄱ씨처럼 3년 과정의 수련을 받는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수련생만 지난 3월 기준 230명이다.
이들은 근로자면서도 수련생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일터에서 ‘법정 근로시간’이란 개념이 서기 쉽지 않다. ㄴ씨는 “고용하는 입장에서 ‘배우면서 돈까지 받는데 좋은 거 아니냐’는 식으로 나오니 문제 제기가 어렵다. 근로계약서를 쓰기 시작한 것도 얼마 전의 일”이라고 말했다. 처우도 열악하다. 수련생들의 임금 수준은 수련기관별로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 실제 근로시간에 견줘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중론이다. 불과 몇해 전까지만 해도 무급 수련생을 채용하는 서울의 대학병원이 있었을 정도다. ㄷ씨는 “수련생 한명 뽑는데 100명 가까이 몰리다 보니, 그런 절박감을 이용해 노동착취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등 관계 당국이 ‘수련’과 ‘근로’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는 데 반해 실제 현장에선 그 경계가 모호하다 보니, 되레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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