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가 장독에서 장을 푸고 있었다. 새빨간 감잎 하나 날아왔다. 깜짝 놀라,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 연휴가 시작하는 9월 16일, 영랑생가 장독대에 비와 구름과 햇살이 오고 갔다. 날씨는 무더웠고 감나무는 파랬다. 단풍은 멀리 있었다. 강진에 오면 습관적으로 영랑생가부터 찾는다. '경로의존성'이라고 탓하면서도 ...
누이가 장독에서 장을 푸고 있었다. 새빨간 감잎 하나 날아왔다. 깜짝 놀라,"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 연휴가 시작하는 9월 16일, 영랑생가 장독대에 비와 구름과 햇살이 오고 갔다. 날씨는 무더웠고 감나무는 파랬다. 단풍은 멀리 있었다.
추석 연휴를 맞아 나들이객이 많았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집 안 가득 추억이 넘실댔다. 모란을 이야기하다가 양희은의 을 흥얼거렸고, 마루에 앉아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시를 읽으며 학창 시절을 추억하기도 했다. 연륜이 깊어 보이는 여인은 한동안 부엌을 떠나지 않았다. 다산의 발자취가 깊어 유배길을 따라가도 하룻길이요. 월출산 아랫동네만 거닐어도 하루 해가 짧다. 대신 강진의 역사길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예로부터 북쪽에는 개성상인, 남쪽에는 병영상인이라고 했다. 병영상인은 장보고 청해진과 함께 시작하여 전라병영성이 축조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흉년으로 보급이 나오지 않을 때는 담장을 쌓고 나막신을 깎으며 생계를 이어갔다. 네덜란드식이라는 빗살무늬 담장은 납작한 돌을 15도 정도로 뉘어 이어나가고, 그 위층은 반대 방향으로 놓아 엇갈리게 쌓는 방식이다. 골목길에는 질긴 희망과 포기하지 않는 기다림의 흔적이 수백 년의 시간이 지나도록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고려청자박물관 가는 길에 강진만생태공원에 들렀다. 남포마을 앞에 있다. 강진만은 남해에서 내륙으로 들어오는 주요 뱃길이었다. 내륙 깊숙이 들어와 탐진강과 만난다. 탐진이라는 이름은 탐라국이 신라에 조공을 바치러 들어온 나루였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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