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산부인과 개원의 '귀남'과 재력가 집안의 딸 '우희'는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부부다. 단 한 가지만 제외하면 말이다. 귀남에겐 장인, 우희에겐 아빠인 '태식'은 후손을 낳지 못하면 유산 상속에서 빼버린다는 소리를 병상에 누워서도 빼먹지 않는다. 부부는 걱정이 태산이다. ...
산부인과 개원의 '귀남'과 재력가 집안의 딸 '우희'는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부부다. 단 한 가지만 제외하면 말이다. 귀남에겐 장인, 우희에겐 아빠인 '태식'은 후손을 낳지 못하면 유산 상속에서 빼버린다는 소리를 병상에 누워서도 빼먹지 않는다. 부부는 걱정이 태산이다. 설마 하면서도 정말로 당연히 물려받으리라 의심한 적 없는 상속에서 열외가 되면 큰일이다.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용을 써도 2세는 소식이 없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검진을 받아봤으나 결과는 현재 상태로는 자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보통 큰일이 아니다.
하필 그 병원은 귀남의 산부인과다. 졸지에 의료사고가 난 셈이니 그는 머리를 쥐어짤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마침 그의 곁에는 아내 우희가 와 있었다. 입양이라도 몰래 해야 할 판이라 대책을 논의하러 온 것이다. 미자의 임신 상황을 들은 우희의 눈빛이 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기왕 낙태하려 마음을 먹었다면, 차라리 아이를 낳는 대신에 자신들에게 주면 되지 않냐는 생각이 문득 우희의 머릴 스친다. 생각해 보니 모두를 만족시킬 탁월한 선택 아닌가. 자신의 아이디어에 만족하며 조심스럽게 제안을 던진다. 대신에 출산하기 전까지 매달 생활비와 근사한 주거를 제공하고, 원하는 아이를 얻으면 '성과급'도 주겠다는 조건을 내민다. 네 사람은 계약서에 서명한다.귀남은 별 볼 일 없는 집안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 의사가 되었다. 이만하면 자수성가의 모범 사례라 할 만한 존재다. 자신의 성취에 뿌듯해할 법도 한데, 그는 여전히 초조하고 주눅이 들어 있다.
네 사람의 교차가 의 핵심 요소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미자의 심리와 신체 변화일 것이다. 네 배우의 연기력이나 캐릭터 특질이 크게 차이가 보이진 않는데도, 제작진은 유독 미자에게만 혼자만의 순간들을 중요 국면마다 부여한다. 이는 넷 중에서도 핵심이 미자라는 증거다. 정이 생길 여지라곤 눈 씻어봐도 통 찾아볼 수 없던 달수와 미자가 대체 어떻게 만났는지, 어쩌면 미자 역시 공시생 타이틀 걸어놓고 무 대책으로 시간만 흘리다 도피성으로 상대와 만나고, 덜컥 임신해버린 것일지 모를 일이다. 본인이 나중에 독백하듯, 이건 사랑도 뭣도 아니고 그저 욕망과 질투로 점철된 삶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달수가 후반부에 보이는 급격한 변화와 비교해 천천히 하지만 물이 포도주로 본질이 바뀌듯 미자의 시간은 그를 변화시킨다.
그런 미자의 속마음은 아마 영화 속 가장 인상적인 단어, '보증금'으로 함축된다. 둘이 동거하던 산동네 셋집 보증금도 미자가 냈고, 그들에게 희망이 된 근사한 아파트도 미자가 품은 아기 덕이란 것이다. 이때까진 미자도 아이에 대한 애착 따위 없이 그저 자본 혹은 상품으로 간주하던 셈이다. 아이는 그저 자신들에게서 부잣집으로 배송될 '상품'에 불과했다. 이 인식이 변하면서 둘에겐 지옥이 닥치지만, 그들을 구원하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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