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은퇴 1] 은퇴할 수 없는 나라
정확히 말하면, 인생 후반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크다. 30년 가까운 세월의 강을 무사히 건너려면 준비가 잘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노후 준비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조건 반사처럼 돈을 먼저 떠올린다. 개인의 삶을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각자도생의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노년의 빈곤은 곧 재앙이다.은퇴 전에 벌어들인 돈의 총량이 은퇴 후의 삶을 지탱할 만큼 충분하면 된다. 하지만 이 조건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정년의 나이를 넘어선 이의 다수는 이만한 재력을 갖추지 못한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나이는 짧아지고, 기대 수명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공적 연금의 수급률, 다시 말해 연금을 받는 고령자는 48% 수준이다. 노인 100명 중 52명은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연금을 수령하는 이의 소득 대체율도 42.5%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을 납부했던 기간의 월평균 소득이 400만 원이라면 168만 원을, 350만 원이라면 147만 원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아래 그림은 기대 수명 상위 17개 나라의 연금 지수를 나타낸 것이다. 막대그래프가 기대 수명, 선 그래프가 연금 지수다. 연금 지수는 각 나라의 연금 시스템을 세 가지 기준으로 평가해 점수화한 것을 말한다. 한국은 홍콩, 일본, 호주, 스위스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기대 수명이 긴 나라다. 하지만 연금 점수는 최하위다. 한 마디로, 연금 시스템이 엉망이란 뜻이다.2012∼2023년의 흐름을 살펴보면 점수가 미세하게 오르고 있음이 확인된다. 하지만 그 폭이 매우 좁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때,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돈을 버는 것뿐이다. 정년이 지난 후에도 장년/시니어들이 노동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고령층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일할 수 있으니 좋은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노동의 질은 전반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다. 60세 이상 취업자의 약 5할이 비임금 근로자이고, 임금 근로자의 7할이 비정규직이다.아래 그림은 60세 이상 연령층의 생활비 충당 방법을 나타낸 것이다. 1위는 근로/사업 소득이다. 44%는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 뜻이다. 2위는 연금/퇴직 급여이다. 연금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20% 수준이다. 3위는 재산 소득으로 부동산 임대 소득이나 배당금으로 산다는 의미다. 4위는 예금/적금이다. 은행에 예치해 둔 돈의 원금과 이자를 받아 생활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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