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6시간 후 해제했으나 이를 둘러싼 여론은 혼란과 충격으로 가득하다.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향한 진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하면서 '한밤중 계엄 소동'이 막을 내렸다. 악몽 같았던 6시간이었다. 비상계엄 선포 후 150분 만에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의결하자 윤 대통령이 물러섰지만 메가톤급 후폭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이 선진 민주주의 국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보니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다. 탄핵, 하야, 거국내각 구성, 임기단축 중임제 개헌 등 수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윤 대통령은 느닷없는 계엄 선포로 국가 대혼란을 촉발한 데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지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계엄 선포는 발령 요건과 절차 등에서 위헌·위법 소지가 다수 포착된다. 더불어민주당의 폭주가 극심했지만 과연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한 상황이었는지에 대해선 공감대가 크지 않다. 6개 야당은 책임을 묻기 위해 '윤 대통령 탄핵'으로 뜻을 모았다. 4일 탄핵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5일 국회 본회의 보고, 6~7일 표결하는 스케줄로 속도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 이상이 찬성하면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김용현 국방장관 해임과 내각 총사퇴에 의견을 모았지만, 윤 대통령 탈당은 결론 내지 못했다. 따라서 실제로 탄핵 심판 절차가 시작될지는 미지수지만 정국은 탄핵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야당은"북한과 무력충돌 가능성""전쟁 시작의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사람" 등의 공세를 펴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 참모들과 국무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는데,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해 민심을 추슬러야 한다. 또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야당과 협상해 거국 내각을 꾸리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도 거리로 나가 분노를 터뜨릴 게 아니라 일상으로 복귀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질서 있는 수습이 국가 안보와 신인도, 국민 안전이 일촉즉발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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