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해 문제를 풀어갈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적어도 3·1절에는 자유보다 자주의 의미를 곱씹어보시길. 우리의 주권을 주어에 놓는 연습을 하시길. 📝 주하은 기자의 프리스타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성격에 대해선 두 가지 해석이 존재한다. 하나는 우리에게 친숙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전쟁범죄로 해석하는 입장이다. 또 다른 입장은 지정학적 관점에 기초한다. 미국·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자신의 편으로 포섭하며 나토 세력권을 동쪽으로 확장하려 시도했고, 이에 위협을 느낀 러시아가 반발하며 전쟁이 시작됐다는 해석이다. 지정학적 해석은 일견 합리적으로 보인다. 위태롭게나마 이어지던 힘의 균형을 먼저 깬 것은 실제로 나토였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 해석에 일정 부분 동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집 〈우크라이나에서 온 메시지〉를 읽기 전까진 말이다. 자국민과 세계를 향한 연설에서 젤렌스키는 반복해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강조한다. 그때 깨달았다. 주권국가로서 우크라이나를 주어에 놓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지정학적 해석은 주어의 자리에 두 ‘세력’만을 위치시킨다. 미국·유럽과 러시아라는 두 세력.
그러므로 쉽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폄훼로 흐른다. 우크라이나는 자신을 지킬 힘도 없으면서 잘못된 선택을 해 전쟁을 막지 못한 비합리적인 나라로 전락한다. 3월1일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하긴 어렵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주권국가로서 한국의 관점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기미독립선언서 첫 줄에 명시된 ‘자주’는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채 ‘자유’만을 강조했다. 그렇게 일본의 주권 침탈 행위는 우리의 잘못에 기인한 것으로 치부돼버렸다. 한국과 일본 사이엔 여전히 많은 숙제가 남아 있다. 해결하기 결코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한국을 대표해 문제를 풀어갈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적어도 3·1절에는 자유보다 자주의 의미를 곱씹어보시길. 우리의 주권을 주어에 놓는 연습을 하시길. Tag #윤석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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