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분리수거장' 요청하자 돌아온 집주인의 황당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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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면 끝' 원룸촌 분리수거 실태... 노원구 30곳 원룸 건물 중 21곳에 분리수거장 없어

원룸촌 대부분의 건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구다. 엘리베이터에 부착돼, 문이 열리면 가장 먼저 보이는 문구지만 어느 누구도 주의 깊게 읽지 않는 듯하다. 일반 쓰레기의 경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일반 봉투에 담긴 채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해당 쓰레기들은 회수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그대로 방치된다. 분리수거함의 플라스틱 칸에는 일반쓰레기들이 함께 뒹굴기도 한다.

심지어 원룸촌 대다수의 건물은 제대로 된 분리수거함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자가 직접 확인해 본 원룸촌 건물 30개 중 21곳에 분리수거함이 아예 없었다. 누군가는 제대로 버려야 함에도 이를 따르지 않는 반면, 제대로 버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것이다.지난 달 15일부터 17일 매일 오후 10시, 서울 노원구 일대의 원룸촌 30곳을 돌아다녔다. 그중 21곳에서는 분리수거함이 없었다. 7곳은 분리수거함이 있음에도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분리배출이 올바르게 되는 곳은 30곳 중 겨우 2곳에 불과했다.한 원룸 건물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있던 김아무개씨는"공동현관 앞이 암묵적인 분리수거장이 됐다"고 전했다. 9개월째 자취를 하고 있는 김씨는 매달 6만 원의 관리비를 집주인에게 지불하고 있음에도 분리수거함이 마련되지 않은 데 대해 불편함을 토로했다.

"분리수거함이 없어서 제대로 버리기 어려워요. 비닐 쓰레기나 과자 봉지도 분리배출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따로 분리 배출할 공간이 없으니까 그냥 일반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려요. 다른 세입자들도 그렇게 하는 거 같더라고요. 김씨는 여러 차례 집주인에게 분리수거장 설치 문의를 해왔다. 집주인은 한결같이 '분리수거장을 놓을 공간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김씨는"앞으로 벌레가 나오지는 않을지, 여름이 되면 냄새가 올라오지는 않을지 등을 걱정하며 살 생각에 머리가 아프다"고 전했다. 현재 주택법 등에 따르면 10만 ㎡ 이상 대규모 주거시설을 제외하고는 생활폐기물 보관시설 마련기준이 따로 없다. 이에 원룸이나 다가구 주택에 분리수거함 등이 마련돼있지 않아 재활용품과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한 원룸건물의 분리수거함에는 비닐을 버리는 칸에 물티슈가 섞여있었다. 또 다른 분리수거함에는 플라스틱을 버리는 칸에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쓰레기가 한 데 섞여 버려져 있었다. 이처럼 '버리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분리배출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제대로 분리배출되지 않은 재활용품들은 일반쓰레기로 버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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