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침하려고 계량기함을 열었을 때 말벌집이 있거나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경우가 꽤 많아요. 전선 연결하려고 뚫어둔 함 아래 구멍으로 들어와요.” ‘뱀 막대기’와 제초제를 실...
“검침하려고 계량기함을 열었을 때 말벌집이 있거나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경우가 꽤 많아요. 전선 연결하려고 뚫어둔 함 아래 구멍으로 들어와요.”
지난 2일 기자가 만난 한국전력공사 자회사 한전MCS 소속 전기 검침원들은 2010년부터 시작된 ‘지능형 전력계량시스템’의 보급으로 설 자리를 잃고 있었다. 올해 4월 기준 AMI 보급률은 전국 78% 수준에 달하는데, 나머지 22%의 지역을 검침원들이 맡고 있다. 전체적인 일감은 크게 줄어든 반면, 검침원에게 배정된 할당량은 유지돼 이들이 맡아야 할 구역이 더욱 넓어진 것이다.이날 권씨의 오토바이는 마을 회관과 보건소를 비롯해 산속 농지·산 정상 등 전기가 있는 거의 모든 곳을 향했다. 경사 30도에 달하는 산길에 들어선 오토바이는 공사판과 군부대, 별장 몇 개를 지나더니 차량이 접근할 수 없는 길에 막혔다.
곧장 권씨는 다음 검침 장소인 감악산 정상으로 향했다. ‘등산 검침’ 후 권씨가 버는 돈은 평균 1200원. 이들은 하루 평균 250곳의 검침을 완료해야 한다. 임순규 한국노총 공공노련 한전MCS노동조합 위원장은 “검침원들은 이륜차로 하루 평균 150~200km를 다닌다. 면적이 넓거나 인력이 특히 적은 곳에선 300km까지도 이동한다”고 했다.이들은 업무에 필수적인 오토바이, 소형차 등의 주유비·유지관리비도 직접 부담해야 한다. 권씨는 “주유비, 수리비만 한 달에 40만~50만원 나간다”고 했다. 넓은 지역의 검침을 일정에 맞추기 위해선 휴일 근무를 하는 것은 다반사고, 이동하다 교통사고 등 산업재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노조는 한 해 사망 5건, 사고 100건 이상으로 추산한다. 벌 쏘임, 개 물림 사고 등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퇴사자도 속출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올해 3~5일에 한 명씩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며 “지난 1일자 인사이동으론 벌써 정규직 3명이 퇴사했다”고 했다. 회사가 인력이 부족한 지역으로 인사 이동시키면 본래 생활권에서 크게 멀어지는 노동자들은 퇴사를 택하면서 ‘퇴사 도미노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검침원들은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따는 등 자체적으로 업무역량을 쌓기도 한다. 임 위원장은 “주로 농어촌에 있는 AMI 저압설비의 경우 해당 자격증을 가지면 유지보수 업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장직 3500여 명 중 1500여 명이 자격증을 갖고 있다. 임 위원장은 “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현재 AMI 설치 및 유지보수는 한전KDN이, 직접 검침 및 AMI 오류 확인은 한전MCS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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