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화된 노동의 결과는 참담하다.|김다은 기자
카를 마르크스의 사위이자 열성적인 사회주의자인 폴 라파르그가 쓴 글을 묶은 책이다. 이 책의 첫 문장은 불온하다. “자본주의 문명이 지배하는 국가의 노동자 계급은 기이한 환몽에 사로잡혀 있다.” 이 환몽의 실체는 “맹목적이고 완강하며 가히 살인적인 노동에 대한 열정!”이다. 우상화된 노동의 결과는 참담하다. 노동자들은 쉬지 않고 밀과 포도를 거두어들이지만 오늘보다 내일 더 가난해진다. 매번 더 싼 값에 자신의 노동력과 시간을 팔다가 결국 “다른 사람의 손에서 일자리를 빼앗고 다른 사람의 입에서 빵을 빼앗기 위해” 싸운다. 1770년 출간된 〈통상무역론〉이라는 책은 “게으름에서 생기는 자부심과 독립심을 억제하기 위해” 어린이까지 하루 12시간 이상 공장에서 일하게 할 것을 제안한다.
노동자들이 자부심과 독립심을 가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기에? 마실을 다니고, 요리를 즐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마침내 “타인과 깊숙이 관계를 맺게 되고, 집단의 일원으로서 창조적인 일을 하게 되고, 동료들과 함께 건전한 세상을 만드는 방법을 기획하게 된다”. 공감하는 마음이 늘어난다. 불의를 감지하면 자꾸 운집하려 할 것이다. 혹자는 이 책이 노동을 혐오한다고 평가할지도 모른다. 도리어 저자는 노동이 원래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은 서로 단절돼 보이는 공동체의 각 분야를 연결한다. 노동의 정당한 결과물을 주고받으며 우리는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다만 이러한 노동의 가치는 우리 공동체가 노동자의 존엄이 파괴되는 일을 허용하지 않을 때 보존된다. 새해에는 노동자들이 곡기를 끊어가며 목숨 걸고 싸우지 않기를 바란다. 장애인들도 자신의 일터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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