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을 권리] 홀로 씻지 못하는 중증장애인
지난달 19일 중증 소아마비 장애인 조효영씨가 머리를 감으려고 욕실로 들어갔다. 전동휠체어는 물에 닿으면 안되기에 직접 몸만 움직여서 욕실로 들어간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씻으려면 우선 기어야 했다. 중증 소아마비 장애인 조효영씨는 평소 전동휠체어를 타고 집 안 이곳저곳을 오가지만, 이곳에 앉아서 샤워를 할 순 없다. 조씨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움직이는 오른손을 이용해 미끄럼을 타듯 조심히 전동휠체어에서 바닥으로 내려왔다. 이어 포복을 하듯 두 팔과 어깨 힘으로 75㎏의 체중을 지탱하며 욕실 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다른 사람이 무리하게 당기면 바닥에 살이 밀려 상처가 나요. 힘들지만 혼자 하는 게 낫더라고요.” 중간중간 숨이 차오르면 조씨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숙이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방문목욕 단가가 3~5배 비싼 셈인데, 이 말은 한도가 있는 바우처 시간 중 장보기와 청소, 빨래, 식사, 외출 준비 등에 소요되는 활동지원 3~5시간과 목욕 1시간을 맞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바우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장애인들이 방문목욕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조씨는 “구석구석 제대로 목욕하려면 이동과 목욕을 도와줄 활동지원사 5명은 필요하지만, 제한된 바우처 시간이 부담돼 방문목욕 서비스를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한달에 두번 4시간씩 집 앞까지 찾아오는 이동식 목욕차량 서비스를 이용하는 뇌병변 중증장애인인 강경희씨도 “장애인도 사회생활을 하려면 필수적으로 씻어야 하는 건 비장애인과 똑같은데, 목욕한다고 바우처 시간을 더 주는 게 아니라서 씻는 것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은 제대로 씻지 못해 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날 때면, 식당이나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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