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좇다 몰락한 인물들, '카지노'가 놓쳐버린 것 카지노_1,2 이정희 기자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즌2가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카지노'는 끝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판을 키우던 차무식의 장기판이 이제는 영역을 구분 짓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바다의 판으로 이어졌을 뿐. 그리고 그것을 이어받은 사람은 장훈이라는 또 다른 욕망의 전차였다.
드라마의 시즌 1, 2를 이끌었던 카지노의 제왕 차무식은 그러나 꽃이 떨어지듯 툭 하고 퇴장해 버렸다. 차무식의 은신처를 급습한 이들도 쓰러지고, 그들 모두를 제압하는가 싶었던 차무식도 끝내 그곳을 떠나지 못했다. 차무식의 퇴장 장면이 보여주는 군더더기 없는 구성은 라는 드라마의 장점과 단점을 그대로 드러낸다."요즘에 누가 본방사수를 해요?" 시간 맞춰 텔레비전 앞에서 본방송을 챙겨 보는 것은 이제 정말 옛일이 돼버렸다. OTT가 등장하고 몰아보기는 자연스런 습관이 되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이제는 OTT 가입도 하지 않고 유튜브에서 요약본을 보기도 한다. 심지어 더 짧은 숏폼 콘텐츠를 애용한다. 어쩌면 이런 세상에 란 드라마는 참 안성맞춤이다. 유튜브 몰아보기로 보면 이만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있을까 싶다.
이런 신기루 같은 이야기들이 굉장히 사실적인 묘사들을 통해 이어진다. 마동석이 인연이 있는 형사들의 경험담을 기반으로 를 만들어 가는 듯한 사실성이다. 또한 그런 사실적인 이야기들을 건조한 다큐적 구성으로 이어가며 한국 드라마 특유의 '신파성'을 자제하다 보니 외려 그게 드라마적 강점이 된다. 시즌 1, 2를 이끄는 최무식의 퇴장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다. 하지만, 그런 사실성이 의 드라마틱한 재미를 온전히 채워주지는 않는다. 사실과 같은 사건들은 나열되어 있지만, 그 행간이 헐겁다. 사건들의 개연성을 묻고 따지고 하며 보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북파 공작원을 다녀올 만큼, 어떤 면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차무식, 그리고 그런 자신의 본질적인 면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사람 좋은 사업가인 척하며 필리핀의 모든 실세들을 자기 손아귀에서 주무르던 차무식이 시즌 2에 이르러 '급발진' 하며 스스로 무너져 가는 모습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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