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금치 단맛에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인생 겨울_시금치의_단맛 삶의_깊이 시금치 인생의_서리 도희선 기자
잔설도 녹일 만큼 포근한 날이다. 언제 눈이 왔나 싶게 언덕의 소나무 숲은 푸른빛을 더한다. 미세먼지가 씻겨 나간 하늘도 말갛다. 햇살을 받을 겸 마당을 돌아보다 텃밭에 눈이 갔다. 겨우내 무심하게 내버려 두었던 그곳에 아직도 푸성귀가 살아있다. 지난 가을에 심었던 동초와 봄동이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나 여기 있소' 하고 손짓한다.
오늘 한 끼 저녁 찬으로 충분한 양이다. 이번엔 시금치 쪽으로 돌아앉았다. 시금치는 생각보다 양이 많다. 맛이 있든 없던 몇 번은 상에 오를 수 있겠다. 나물로 먹어 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시금치 된장국을 끓일 요량으로 한 소쿠리 캤다.겨울의 무게를 털어 내고 깨끗이 씻어 데쳐 낸 시금치에 국간장, 마늘 약간, 통깨,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간을 본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맛이다. 웃자란 잎사귀만 보고 지레짐작으로 맛이 없을 거라 여긴 탓에 더 놀랍다. 시금치 고유의 향을 가지면서도 달큼하고 깊은 맛이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럴 법도 하다. 명색이 서리와 눈, 바람을 흠씬 맞고 온갖 고초를 겪은 시금치가 아닌가. 해풍을 맞고 자란 노지 시금치는 일반 시금치에 비해 길이가 짧고 잎이 옆으로 퍼져 있다. 바닷바람과 눈, 서리를 견디기 위해서인지 땅바닥에 붙어서 잎들이 옆으로 누워서 자란다. 뿌리는 더 튼튼하고 보랏빛을 띤다. 단맛 또한 일반 시금치보다 훨씬 강하다.
하지만 나와 의견이 맞지 않거나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그 사람이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직급이 높다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까이는커녕 말을 섞는 것조차 꺼렸으니 어찌 보면 사회생활 점수를 그리 후하게 쳐주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런 일들을 겪어 내는 동안 젊어서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하고 생각했다. 원망하고 실의에 빠지기도 하고 또 적개심과 분노로 내 영혼을 병들게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 의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견고했고 시련이라 부르기엔 다소 거창하지만 적잖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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